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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그러들지 않는 ‘甲女’ 논란…불거지는 反기업 정서
조현아 부사장 ‘땅콩리턴’ 영향
조씨 남편 근무 의료센터도 잡음…해외언론도 ‘족벌경영’ 꼬집어



‘땅콩 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사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비난 수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조 부사장이 부사장직에서도 물러났지만, 땅콩 리턴 후폭풍은 가라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건 발생후 사과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 속에 외신들도 “대한민국의 갑병이 노출됐다”고 대서특필하면서 나라망신 톡톡히 당했다는 등의 네티즌 비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외신에서 이 사건의 본질을 대한민국 재벌체제에서 행간을 찾는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국의 재벌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반기업정서가 고개를 들면서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고,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강남 성형외과 의사로 알려져 있던 조 부사장의 남편 역시 회사가 투자하는 의료센터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져 뒤늦게 뒷말을 낳고 있다.

해외 언론의 지적은 따끔하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이번 사건의 장본인 조현아는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가족이 경영하는 대기업인 대한항공 회장의 큰딸이기도 하다”며 ”이번 사건은 마치 왕조처럼 세습과 족벌경영으로 비난받은 한국 재벌(chaebol)의 상징적 사례”라고 보도했다. 재벌 일가족이 회사의 요직을 점한 채 직원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분위기가 이같은 사태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 사건이 만화로 제작되는 등 국제적 패러디물도 봇물을 이루는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네티즌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한항공에서 ‘대한’자를 떼야 한다”며 “예전의 ‘한진’이름을 다시 붙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재벌 일가족이 회사의 임직원을 자신보다 낮은 존재로 여기는 경영 문화에 대해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머슴이 뭘 알겠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우리나라 재벌들은 변칙적인 지배구조를 이용해 오너 행세를 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조현아 부사장은 다수의 대한항공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한때 전문경영인을 ’머슴‘으로 불렀던 일화를 언급하며 “전문경영인을 머슴 정도로 취급하는 회장과 그가 이끄는 그룹이 결국 부도를 맞게 된 것은 사필귀정이다, 오너 가족이면 오히려 자기들을 위해 일해주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한 개인의 잘못으로 기업 전체나 타기업, 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 부사장의 행태는 분명 비난받아야 할 일이고, 그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이것이 반기업 정서로 이어져 다른 전체 기업이나 재계가 피해를 입어선 안된다”는 논리다.

한편 11일 인하국제의료센터 등에 따르면 조 부사장의 남편 박종주(40) 씨는 인천시 중구 인하국제의료센터 성형외과 전문의로 지난 1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현재 센터의 홈페이지에 있는 성형외과 소개란에는 박 씨의 진료 모습이 홍보 사진으로 올라와있다.

인하국제의료센터는 한진그룹이 학교법인 인하학원과 대한항공 등 계열사로부터 380억원을 투자받아 지난 2012년 10월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2만902㎡ 규모로 설립한 곳이다. 한진그룹은 이 센터를 의료 관광객을 위한 단순한 의료 서비스만이 아닌 항공호텔과 투어를 결합한 종합 의료관광 패키지를 구성해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 부사장은 지난 4월 한진관광 대표로 취임하면서 한진그룹의 항공-호텔-광광을 잇는 종합관광서비스를 책임져 왔으며, 인하국제의료센터는 이중 한 축이다. 때문에 박 씨가 의료센터로 이직하면서 아내를 도와 센터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상범ㆍ서지혜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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