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른바 ‘강남의 잘 나가는 조폭’ 행세를 하며 유흥업소에서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일대의 유흥업소를 골라 업주들을 협박한 뒤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빼앗은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조직폭력배 A(40) 씨와 B(51) 씨를 구속하고 다른 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의 유흥업소 10여곳에서 술값과 보호비 명목으로 수십회에 걸쳐 약 2억1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서울 서남부 지역 조직의 부두목 B 씨 등 3명은 “불법영업을 계속하게 할 수 있게 해 주겠다”며 지난 2012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 강서구 일대 유흥업소 20여곳에서 15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부산 대형조직의 아류 조직 두목인 A 씨는 포항, 제주, 서울 등지의 출신의 다른 조폭들과 동네 선후배 사이로 지내며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유흥업소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으로 올라와 알게 됐으며, 일부는 교도소 동기였다.

A 씨 등은 벤틀리나 BMW 같은 수입 차량을 몰고 다니며, 문신을 드러내거나 술병을 깨 협박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호비를 뜯어냈다. 또 술집 종업원이 계산을 요구하면 마치 조직원을 동원할 것처럼 “내가 누군지 아냐, 애들을 모아라”고 협박해 술값을 내지 않기도 했다. 먼저 담배를 권유한 뒤 ‘손님 앞에서 맞담배를 핀다’는 이유로 종업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당구 큐대로 폭행하거나, 흉기를 보여주며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일삼았지만,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렸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서민을 상대로 범죄를 일삼는 조폭과 동네 조폭을 철저히 수사해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