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경찰, 대구 염소산가스 누출사고 본격 수사
[헤럴드경제]경찰이 지난 10일 50여명의 부상자를 낸 대구 달서구 영남도금협동조합(이하 영남도금) 염소산 가스 누출사고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11일 차아염소산염을 싣고 와 이를 옮기는 과정에서 차아염소산염 저장탱크(20t)가 아닌 황산 저장탱크(2t)에 주입해 사고를 일으킨 탱크로리 운전기사 라모(46)씨를 소환해 과실 여부를 조사했다.

영남도금 소속 폐수처리기사 박모(55)씨도 불러 주입 당시 지도관리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라씨와 박씨는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씨는 “폐수처리기사 박씨가 건네 준 호스에 탱크로리 호스를 곧바로 연결했다. 그 뒤 탱크로리 밸브를 열었는데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폐수처리기사 박씨는 “차아염소산염 저장탱크에 연결된 호스를 건넸는데 탱크로리 운전기사가 왜 다른 호스에 연결한지 모르겠다”며 라씨 주장을 반박했다고 한다.

영남도금 안에는 황산·차아염소산염 저장탱크로 각각 연결된 푸른색 계통에 둥근 모양을 한 주입 호스 2개를 나란히 설치해 놓았다. 색깔이 조금 더 짙은 것이 황산 저장탱크 연결호스다.

이처럼 색깔이 비슷하지만 눈에 확 띄게 이 둘을 구분하는 표시장치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다. 단지 차아염소산염 저장탱크로 연결된 호스 입구에 작게 ‘염산’이란 글자를 적어놨다.

경찰은 이들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과거 이곳에 차아염소산염 등을 배달한 경험이 있는 또 다른 탱크로리 기사들을 불러 주입 방법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주변CCTV를 분석해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영남도금 측은 염소산 가스 누출사고 발생 당시 이를 사업장과 인근 공장 직원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는 등 초기 대응에 미숙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런 탓에 영남도금 내 입주 업체들은 사고 발생 후에도 1시간 넘게 공장을 가동했다. 인근 사업장 직원들도 사고가 일어난 것을 모른 채 일하다가 무방비로 가스를 흡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남도금은 규모가 영세한 탓에 화학물 취급과 비상상황 대응 매뉴얼 등도 갖추지 않았다”며 “책임을 규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스를 흡입해 지역 8개 병원으로 간 부상자 50명 중 42명은 퇴원했고 8명만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사고 현장에서 감식활동을 벌였다.

국과수는 황산 저장탱크와 차아염소산염 탱크로리에 든 화학물질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했다. 또 사건이 났을 때 공기 중으로 퍼진 염소산 가스 누출량을 조사할 예정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