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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s Go ASEAN+Korea] ②자바 구슬, 신라에…1500년 교류사 ‘닮았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6~7세기 신라 지도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경주 대릉원에서 발견된 인면유리구슬(보물 제634호)의 원산지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이라는 사실이 1990년대 밝혀지면서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다.

동(東)자바주 젬바시(市) 래독옴보 마을의 구슬 공방은 이 인면유리구슬은 물론, 경주 인왕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구슬과 동일한 제품을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다.

6세기 백제 성왕이 캄보디아(푸난왕국=부남:扶南國)로부터 재물과 노비를 받았다는 기록이 확인되고, 경남 김해 양동리 고분에서는 일찌기 3~4세기 인도 남부 또는 동남아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코발트 빛깔의 구슬까지 발견됐다.

6세기 신라 지도층이 부적 삼아 몸에 지니던 인면유리구슬(목걸이)의 원산지 자바는 우리나라에서 5300㎞나 떨어져 있지만, 이미 1500년전부터 교류하고 있었다.


봉산탈춤이나 북청사자놀이 같은 탈춤도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다. 9세기 신라 학자 최치원의 고증대로 한국 탈춤이 페르시아에서 전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로마-페르시아-인도-자카르타-베트남-중국-한국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의 변곡지점인 인도네시아에서 이런 춤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노래 박자에 맞춰 손바닥을 부딪치는 놀이는 인도네시아에도 있다. 우리나라의 ‘푸른 하늘 은하수~’처럼 경쾌한 리듬의 전통가요에 맞춰 즐긴다.

인도네시아 전통무술 ‘펜칵 실랏’은 태권도와 유도를 합친 듯하다. 발차기의 현란한 기술이 압권이지만, 상대를 순식간에 잡아채는 기술도 섞여있다. 탐색전 상황에선 ‘택견’의 동작도 얼핏 보인다. 충주국제무술경연대회 단골로 초청되며, 최근 국내 영화 ‘아저씨’에 소개되기도 했다.

한국 무녀가 신내림을 받을 때 작두타기 퍼포먼스를 보이듯, 인도네시아 무녀가 유리조각위에 의식과 관련된 춤을 추는 모습도 우리와 비슷하다.

먼나라 한국 조차 인도네시아에 동질감을 갖는다는 것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가 해상교통의 십자로였던 이 나라에 손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순수한 심성에 한류가 심어지면서 10대에서 40대까지 폭넓은 세대가 한국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두 나라간 문화적 교집합이 확대되는 동안 경제협력도 가속도를 낸다. 한국은 IT강국 답게 인도네시아 전자정부 구축지원에 나섰고, 우정사업본부는 이 나라 우정(郵政)IT 시스템 작업에 착수한다. 경봉은 도로SOC 사업자가 됐다. 한국-인도네시아 상공인 협력에 무슬림에 거리를 두던 미국까지 가세했다. 투자증대를 위한 금융 인프라 지원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19배나 되는 광활한 영토에서 석유, 천연가스, 석탄, 팜 오일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다. 개인 구매력은 떨어져도 나라 구매력은 우리 보다 높다. 미스트(MIST: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가 신흥세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지 1년 가량 지난 2013년 9월 실제 이 네나라와 호주가 중견국 모임 믹타(MIKTA)를 구성해 새로운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2003년부터 10년간 양국 대통령이 상대국을 방문한 것이 12차례나 될 정도로 최근 들어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우정은 급속히 두터워지고 있다.

그들이 우리를 좋아해주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그들에게 우정(友情)을 보낼 경우, 동남아의 맹주인 ‘순수한 이웃’ 인도네시아는 급속도로 한국과 가까워질 가능성이 어느 나라보다 높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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