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1층에서 3층까지 연결된 벽면에는 세로 5m가 넘는 스크린에는 17세기 네덜란드의 대표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ㆍ1632~1675)의 ‘우유 따르는 여인’이 있다. 우유가 바닥까지 떨어질듯 폭좁은 스크린에서 하루 종일 흘러내린다. ‘진주 귀걸이 한 소녀’는 눈물을 뚝뚝 흘린다.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ed. of 6, 12분), LED TV, 536.3×123.×6㎝, 2014 [사진제공=가나아트] |
캔버스가 아닌 LED TV를 미디어로 한 작품들이다. 화면이 눈에 익숙한 것은 국내 전자제품 광고에도 이러한 작품이 등장했던 탓이다. 무빙아트(Moving art)라고 불리는 이러한 기법은 백남준을 잇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45)이 2006년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이남 작가가 ‘빛’을 주제로 한 신작들로 개인전을 열었다. 주로 LED TV를 매체로 했던 기존 작업과는 다르게 조각, 설치 등 오브제가 결합됐다. 밀로의 비너스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에도 디지털 기술이 접목됐다.
트리 불빛이 반짝이는 강세황의 산수화는 물론 베르메르, 벨라스케스 등 동ㆍ서양의 명화에 새 숨결을 입힌 그의 작품들에서 시뮬라크르(Simulacreㆍ가상) 미학의 유희를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16일부터 2015년 2월 8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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