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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산층‘엔트리카’된 모닝
소득 높아진 2000년 초엔 준중형 대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소비자들 소형·경차로 눈높이 낮춰
잘나가던 폴크스바겐·BMW도 주춤



마이카 시대가 열린 1990년대 첫 차는 경차 아니면 소형차였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에는 아반떼로 대표되는 준중형이 엔트리카가 됐고, 이후 쏘나타가 대명사인 중형급까지 출발선이 높아진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준중형으로 떨어졌던 눈높이가 올 들어서는 소형을 건너뛰고 경차까지 떨어졌다. 중산층의 몰락이 자동차 시장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16일 헤럴드경제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및 한국수입차협회를 통해 최근 10년간 단일모델 기준으로 국산ㆍ수입차 판매상위 1~3위를 분석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차는 기아 모닝이었다. 1998년 대우 마티즈 이후 경차의 1위 등극은 무려 16년만이다.

하지만 모닝의 등극은 이미 7년여전부터 예고됐다. 2007년까지만 해도 국산차 판매 톱3는 현대차의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아반떼 등4가지 모델이 번갈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기아 뉴모닝이 그랜저ㆍ싼타페를 몰아내고 톱3에 진출했고, 2009~2011년, 2013년에는 2위까지 올랐다. 


지난 해에는 트럭계의 경차인 현대차 포터가 3위에 오르며 중형급 이상이 모두 톱3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심지어 올 해에는 쏘나타가 LF출시라는 신차효과에도 불구하고 단일 모델(구모델과 합산시 쏘나타가 1위)로 모닝과 아반떼에 밀렸다.

불황으로 시장의 기준선이 낮아진 것은 비단 국산차 뿐 아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사기간 내내 수입차 톱3 모델은 고급브랜드 모델 2개, 일반브랜드 1개의 구도를 이뤘다. 2007~2008년 혼다 CR-V와 어코드가 각각 1위를 한 때를 제외하면 1위는 모두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 고급브랜드의 중형모델 차지였다. 그런데 지난 해 일반브랜드인 폴크스바겐의 소형 SUV 티구안이 2위에 오른 데 이어 올 해에는 2위 BMW 520d를 앞도적으로 제치며 1위에 올랐다.

주목할 점은 폴크스바겐의 선전과 함께 BMW와 벤츠의 중형급인 5시리즈와 E클래스의 기세가 꺾인 부분이다. 독일 고급브랜드 내에서도 중형에 몰렸던 구매가 한 단계 아래인 준중형으로 분산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세대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소비재”라며 “연비, 가격 등 실용성이 강조된 차들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국산, 수입차를 가리지않고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내년 자동차 시장에서도 경제성과 실용성 중심의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용적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소형SUV가 내년 대거 등장하는 것은 강력한 조짐이다.

현대차는 자사의 대표적인 소형 SUV인 ‘투싼’의 4세대 모델을 내년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이보다 더 작은 B세그먼트 소형 SUV의 출시도 검토중인 상황이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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