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떠들썩했던 청와대 문건 유출수사…용두사미로 끝나나
조응천 전 비서관 구속영장 기각
청와대 가이드라인 논란 증폭…“검찰수사 신뢰못해”여론도 부담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는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적 궁금증을 일으켰던 비선실세들의 국정 개입 여부 역시 ‘청와대 가이드라인’ 논란 속에 미궁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검찰로서는 조 전 비서관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타격을 입은데다, 청와대 가이드라인 논란과 “비선실세의 국정개입은 없었다”는 수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의문스런 눈길을 보내는 점도 곤욕스런 대목이다.

2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유상범 3차장)은 이날 오후 박관천 경정을 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박 경정은 오는 4일까지 구속영장 시한 만료가 예정돼 있었다. 만료가 끝날 경우 박 경정을 다시 풀어줬다가 기소해야 하기 때문에 구속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경정 구속 기속 결정에도 검찰의 새해 고민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검찰 측이 조 전 비서관을 청와대 문건 작성과 유출의 최종 배후로 지목하고도 구속수사를 하지 못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엄상필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사실의 내용, 수사 진행 경과 등을 종합해 볼 때 구속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조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조 전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해도 발부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향후 수사 일정 등도 감안해 조 전 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청와대와 검찰에 대해 국민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과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과 관련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은 없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신뢰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3.5%로 나왔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23.5%에 그쳤다.

‘청와대 가이드라인’ 논란 등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운영위원회를 소집해서 청와대 비서라인 출석을 비롯해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출석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검찰은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찾기보다는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급급해 청와대 눈치보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이 있었다”며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세간의 의혹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오는 5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