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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이지 않는 甲질…시스템으로 막아라
땅콩리턴 수사 중간발표 이후…우리사회 과제는
노동자 지위 세분화 따른 현상…합당한 대우 등 구조개선 절실


지난해 5일 발생한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관련 수사가 한달여만에 검찰의 중간발표로 일단락됐지만, 우리사회가 떠앉고 갈 과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조 전 부사장이 국토부 조사 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며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추가된데다, 국토부 조사를 받은 직후 “내가 뭘 잘못했나. 사무장이 잘못했으니 오히려 나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악어의 눈물’논란으로 여론이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연초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조현아 트라우마’라 불리는 갑의 횡포에 대한 상처는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씻어내야 할 과제다. 땅콩리턴 수사는 한달여만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대한민국의 갑질논란은 여전히 ‘미회항’ 상태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7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이 회사 여모(57) 객실담당 상무와 대한항공에 국토부 조사 내용을 흘려 구속된 국토부 김모(54) 조사관도 함께 기소했다.

언론인 출신 작가 고종석 씨는 지난 7일 트위터에서 “조현아 씨가 집중 비판을 받자,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며 표적을 잘못 골랐다고 훈계하는’ 구조주의자들’이 출몰하고 있다”면서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개인들이다. 조현아씨도 열심히 비판해야 하고, 시스템을 고치려고도 애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2의 조현아 사건이 다시 발생할 공산도 크다. 갑질을 불가능하게 하는 제도적ㆍ정책적 변화가 이뤄진 것이 없는 데다 갑질에 대한 사람들의 민감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도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갑질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찬호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갑질은 노동자 지위가 세분화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현상”이라며“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선함과 인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에 대한 합당한 대우 등 사회 구조적인 개선이 있어야 갑질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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