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백화점 모녀에서 바비킴까지…올해도 끊이지 않는 甲질 논란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연말을 떠들썩하게 만든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갑(甲)질’이 대중의 뇌리에서 잊히지기도 전에 연초부터 ‘갑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백화점 모녀 갑질 사건’, ‘백화점 의류교환 갑질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가수 바비킴(42ㆍ본명 김도균)이 만취한 채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난동을 부린 혐의로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바비킴은 지난 7일 오후 4시49분께 인천발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항공기에 탑승한 뒤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는 등 기내에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들이 여러차례 바비킴에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가 되니 조용히 해달라”고 자제를 요청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기내 서비스 중이던 여 승무원의 허리를 만지는 등 성추행까지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바비킴은 여 승무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초부터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범을 보여야 할 기득권층이 자기중심적 심리ㆍ태도를 보이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급속한 고도성장을 거치며 돈과 힘이 집중된 고위층은 양산됐지만,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문화 형성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기득권자는 도덕에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고, 어떤 경우에도 지탄받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사회에 퍼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이어 터진 갑질 논란이 우리 사회가 경제 규모란 양적인 면에 비해, 신뢰나 사회적 윤리 등 질적인 면에선 여전히 후진국 모습을 벗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땅콩회항 사고 등 과연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바라보며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는 사회가 맞나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갑의 횡포가 사라지고 ‘을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식상하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든 사람은 상황에 따라서 갑도 될 수 있고 을도 될 수 있다”면서 “문제는 타인의 갑질에 대해선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 자신이 하는 건 갑질인줄도 모르는 모순적인 태도에 있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