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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 70년, 산업 70년]경제파이 키웠지만 富의 양극화 심각…경제파이 키웠지만 富의 양극화 심각
IT강국에 레저 즐겨도 행복은‘글쎄’
지난 70년간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은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민의 생활수준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마이카 시대가 열리고 정보통신(IT) 선진 국민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압축성장은 삶의 질까지 끌어올리는 데 한계를 보였다. 레저시대를 열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집에서 TV 보는 사람이 대다수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만성피로’한국인 여가 1순위 TV=초고속 성장은 경제 ‘파이’를 키웠지만 ‘부의 양극화’는 심화시켰다. 상대적 박탈감과 장시간 근로 피로감은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렸다.

국민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 중 27위로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정책연구실장은 “특히 공동체 관련 항목이 나쁘다”면서 “위험한 상황에서 도움을 구할 사람,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한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높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장시간 근무 ▷가사분담 저조 ▷공동체 의식 퇴색을 꼽았다. 맞벌이 문화는 확산되는데 가사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고, 여기에 장시간 근무까지 이어지면서 가족 내 유대감과 친밀감이 떨어져 삶의 질이 전체적으로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는 출산율 저하로도 연결된다.

‘피곤한’ 한국인은 여가생활도 신통치 못하다. 여행객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인 10명 중 2명은 취미가 없다. 가장 많이 즐기는 여가활동은 TV시청(51.4%)이 압도적이다.

그 다음은 인터넷ㆍSNS(11.5%), 산책(4.5%), 게임(4.0%) 순이었다. 또 하루 여가시간은 평균 3.6시간이고 한달 평균 여가 지출 비용은 1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향상 해법은?=생활 인프라는 ‘폐허서 첨단’으로 변모했다. 인간 생활의 기본인 물 보급은 2011년 현재 97.9%에 달한다. 우물로 물을 길러대던 1950~60년대에서 어느 가정이든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쏟아진다.

1970년대 ‘부의 상징’이었던 유선전화 가입자는 2313만명(2007년)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지만,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5468만명(2013년)으로 총 인구를 능가했다. IT강국의 저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또 전력 소비량은 지난 50년간 268배 증가했다.

문화수준의 바로미터인 공공도서관도 광복 이전(1940년) 42개 불과했지만 871개(2011년)까지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소규모 공공도서관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사정이 이런데도 삶의 질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는, 직장과 사회 전반적으로 정시퇴근 등 근로시간 단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김 실장은 강조했다. 무엇보다 개인 시간이 확보돼야 가족이나 공동체와 유대감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가사분담의 경우에도 미국 등 선진국처럼 늦은 귀가와 가사분담 이행 여부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육아와 관련해서는 보육시설 확충은 물론 독일의 ‘아빠의 달(2개월)’이나 북유럽의 ‘부모휴가제’와 같은 남성 육아휴직을 독려하는 정부 시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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