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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불! 불!…을미년 새해 전국 곳곳서 ‘화마’(火魔)
[헤럴드경제=하남현ㆍ서경원 기자]을미년 새해 벽두부터 전국 곳곳에서 화마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오래된 오토바이에서 배전결함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지난 6일 의정부 아파트 단지 3개동에서 1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 이어 나흘만인 13일에도 양주와 남양주, 제주 등지에서 김치냉장고 등에서 발생한 실화(失火)로 여러명이 죽거나 다쳤다.

새해들어 아파트 화재가 잇따르면서 실내 전자ㆍ전기 기기에 대한 사전 점검과 함께 아파트 소방도로 불법주정차와 실내 스프링쿨러, 피난 계단 불법 적치물 등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양주시 삼숭동 화재로 남매 사망=경기도 의정부 화재사고 나흘 만인 13일 양주시에서는 아파트 화재로 20∼30대 남매가 참변을 당했다.

이날 오전 9시 58분께 양주시 삼숭동 GS자이 아파트 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49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로 집 안에 있던 장애인 황모(23)씨와 누나(28)가 숨졌다.

당시 황씨의 부모는 출근하거나 외출해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누나는 중태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4층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위층으로 삽시간에 퍼져 김모(23)씨 등 이 아파트 주민 3명이 연기를 흡입,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아파트 주민 50여 명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아파트 주민들은 ’쾅‘하는 폭발음이 들린 뒤 불이 났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가구마다 방화벽이 설치돼 있어 불이 옆집으로 옮아붙지는 않았으나 연기 흡입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또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불이 난 아파트를 수색 중이다.


▶남양주 아파트에서도 불…4명 연기흡입 부상=이날 낮 12시 3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덕소리의 20층짜리 아파트 10층에서도 불이 났다.

이 불로 주민 4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해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불은 1시간 만인 오후 1시 3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에 의해 구조됐다.

불이 나자 고층부 주민들은 19층과 옥상 등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헬기 4대를 동원해 옥상으로 대피한 주민 22명을 구조하려 했으나 구조대가 지상으로 대피시키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 헬기를 돌려보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 안에 있던 김치냉장고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제주시 외도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으나, 경비원과 신속히 화재 진압에 나서 대형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의정부 화재 나흘째 경찰 건물 불법 여부 수사=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 4일째인 13일 경찰은 불이 난 ‘도시형 생활주택’의 불법 여부를 수사 중이다.

처음 불이 시작된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와 바로 옆 드림타운은 비주거용으로허가받은 10층의 오피스텔을 쪼개 원룸으로 임대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건물 전체 면적의 90% 미만은 주거용으로, 10% 이상은 비주거용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두 건물은 불법이다.

수사본부는 합동 감식을 통해 이들 건물의 건축 자재가 정상적으로 사용됐는지도 살피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날 4륜 오토바이 운전자 A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컴퓨터와 문서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은 A씨가 오토바이 관리를 소홀히 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개조가 있었는지도 살피고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통째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분석을의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의정부경찰서를 찾아 오토바이 전문가 의견 등 화재원인과 관련해 조사된 자료를 받을 예정이다.

▶전국 1600곳, 소방차 진입 어려워=올들어 화재 발생이 빈발하고 있지만, 막상 비상사태가 발생했을때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장소가 전국 16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진선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소방방재청의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00곳, 약 716㎞ 구간에서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했다.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장소가 267곳이고, 나머지 1333곳은 접근이 쉽지 않았다.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을 유형별로 보면 ‘주거 지역’이 968곳(428㎞)으로 가장 많았고, ‘상업 지역’ 349곳(136.7㎞), ‘농어촌 지역’ 185곳(93.4㎞), ‘산간 지역’ 45곳(33.6㎞) 등이었다.

도로가 정비되지 않은 주택밀집지역이나 전통시장 부근뿐 아니라 아파트 중에도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점이 478곳에 달했다.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 중 30%인 473곳(진입 불가 142곳)이 서울에 있었다. 이어 부산(273곳) 경기(183곳) 인천(140곳) 등의 순이었다.

아파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이유는 ‘진입로·도로 협소’가 316곳(66%)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 ‘상습 불법주정차’(145곳)와 ‘장애물 존재’(10곳)도 소방차 진입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꼽혔다.

진 의원은 “소방방재청과 각 지방자체단체가 화재사각지대에 비상 소화전을 설치해 화재 초동진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관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화재예방 교육·홍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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