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불! 불! 불!] 계단 잡동사니 치우고 안전불감증 걷어내야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아파트에 불이 났을 때 주민들의 대피를 가로막는 요인은 여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아파트의 각 세대 내 대피공간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점이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 및 국토교통고시는 2㎡ 이상의 별도 대피공간을 설치하고 대피공간의 출입구에 1시간 이상 불꽃을 차단할 수 있는 방화문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현행 기준 상으로는 이 방화문이 열을 차단하기 어려워 대피자가 심각한 화상피해를 입을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화염뿐 아니라 최소 30분 이상 열도 차단할 수 있는 단열성 코어재를 사용한 방화문 등을 설치하게끔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DB사진]
또 화재 시 탈출 경로가 되는 아파트 계단에 자전거나 책더미, 생활쓰레기 등을 쌓아두는 것도 대피를 지연시키는 장애물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계단이 연기 등으로 인해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면, 이런 장애물들에 걸려 넘어져 대피 시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자주 오작동을 일으켜 주민들의 안전 불감증을 키우기도 한다. 지난 10일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일부 주민들은 경보음을 듣고도 으례 있던 오작동으로 판단했다가 뒤늦게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잦은 고장으로 경보기가 ‘양치기 소년’이 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적지 않은 아파트가 오작동하는 화재경보기를 아예 꺼놓는 경우도 있다.

각 세대가 현관문에 설치한 전자식 도어락을 미리 점검해놓는 것도 필수다. 차종호 호원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정 온도 이상 열을 받으면 도어락이 열리도록 되어 있지만 몇몇 제품은 오작동하거나 내부 플라스틱 사출물이 녹아버리는 것도 있다”며 “이런 경우 문이 잠겨버려 집안에 꼼짝없이 갇힐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원 소방기술사(재난과학박사)는 아파트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각 세대들이 아파트 ‘위험지도(hazard map)’를 작성하고 숙지할 것을 제안했다.

위험지도는 각 세대와 아파트 내 위험요소를 그림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아파트 방화관리자가 이 지도를 작성하고 주민들이 이동하는 동선에 부착한다면 화재 예방과 신속한 대피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plat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