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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액면분할은 양날의 칼(?)...주가엔 도움, 경영권 강화에는 부담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전자의 주식 액면분할 검토 소식을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짓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지배구조를 새로 짜는 과정에서 주주 친화정책의 일환이 될 수 있는 액면분할을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삼성전자 이명진 상무는 20일 한국거래소 주최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입장에선 액면분할을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결정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대한 해석을 갈린다. 우선 증시활성화를 위해 액면분할을 바라는 정부와 거래소의 입장에 호응하기 위한 의례적 발언이라는 풀이가 많다. 삼성전자 액면분할은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줄곧 제기됐던 사안으로 굳이 특별할 게 없다는 시각이다.

다른 분석은 최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액면분할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은 지분률과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거래활성화를 통한 주가상승, 소액주주 비중 증가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률이 미미한 상황에서 주가상승은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소액주주가 늘어나면 중요한 회사의 의사결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일반 개인 소액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뚜렷한 기준을 가진 기관투자자들과달리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한 예측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모멘텀이 둔화된 데 따른 주주들의 친화정책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이에 호응해 이 부회장 체제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를 끌어낸다는 차원에서 활용할만한 카드도 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시가 배당이 최소 3% 선은 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글로벌 IT기업들이 대부분 3∼4% 배당을 하는 관행에 맞춰달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조원대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지분의 1.12%를 취득하는 것으로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29.85%까지 올라가게 된다. 배당확대와 함께 액면분할까지 더한다면 가장 보편적인 주주 친화정책 ‘3종 세트’가 모두 시행되는 셈이다.

헤지펀드 투자자인 칼 아이칸은 애플에 자사주 매입과 액면분할을 끈질기게 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애플도 스티브 잡스 이후 팀 쿡 체제가 들어서면서 7대1 로 액면분할을 하는 등 4차례나 주식을 쪼갰다. 애플은 ‘3종 세트’로 주주들을 달랬고, 이후 주가는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가격이 130만원인 주식이 200만원으로 오르기 보다는 13만원짜리 주식이 20만원이 되기가 훨씬 쉽다”면서 “액면분할 등 강도 높은 주주친화 정책이 이뤄지려면 주가상승이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과정에도 도움이 되는 구조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고 설명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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