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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능있는 킥복서이자 영리한 학생이 어쩌다 테러리스트가 됐을까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코펜하겐 테러’ 용의자는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10대를 지나 사회 진입에 실패했고 이후 몇번의 전과를 거쳐 테러라는 극단으로 치달은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2차례 총격으로 2명을 사망케 한 22세의 용의자 오마르 엘후세인은 사회 비주류 계층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은 원만했다. 그의 부모는 요르단 난민촌을 빠져나온 팔레스타인계.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후세인은 덴마크어와 아랍어에 능통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이슈에선 날카롭게 각을 세우던 자신의 출신 성분에 자부심을 갖던 영리한 학생이었다.

덴마크 경찰이 배포한 코펜하겐 테러 용의자 인상착의. [사진 =가디언]

현지 방송 ‘TV2’가 입수한 옛 영상에서, 폭력죄로 기소된 후세인에 대한 정신 감정에 참여한 심리학자들은 후세인이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부모와 남동생과도 관계가 좋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후세인은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대학을 갈 수 없었으며, 훗날 노숙자가 됐다.

현지 일간지 폴리티켄은 그가 팔레스타인 관련 논쟁에선 화를 잘 내곤했다는 동창생의 말을 전했다. 그가 다닌 학교의 교장은 현지 공영방송 DR에 “재능있고 영리한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줄리라는 동창생은 AFP에 “때로 공격적으로 행동하긴 했지만 그 밖에는 친절했고 매우 영리했다. 학교에서 성적도 좋았다. 친구도 있었고 좋은 급우였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10대때 긴 칼과 브라스너클(손가락 관절에 끼우는 금속무기), 금속 대못을 지녔다가 체포됐다. 첫 징역형을 받기 전까지 후세인은 코펜하겐에 있는 무에타이 킥복싱 클럽에선 재능있는 ‘신예’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웃 주민들 평판도 나쁘지 않다. 그가 살던 코펜하겐 북서부 빈민가의 한 주민은 “제 눈에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그는 삶이 끝나는 것처럼 느껴 폭발하기로 결정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한달전 파리 테러범의 용의자가 교도소에서 급진화했던 점 등으로 미뤄 후세인 역시 여러차례 복역하는 과정에서 급진화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출소 2주만에 범행을 저지른 점도 유대교를 옹호하는 유럽사회에 대한 불만을 감옥에서 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덴마크 교도소 감찰 서비스는 옥중인 그의 극단주의적 발언을 주목하고, 정보당국에 경계대상으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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