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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재가 미래다” LG 화학 박진수 부회장, R&D 투자 2018년 9000억원으로 확대
[헤럴드경제(여수)=김윤희 기자]200ml의 물이 담긴 투명비커에 하얀 가루 2g을 떨어뜨렸다. 1분이 지나자 물은 젤리형태로 바뀌어 컵을 뒤집어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이 하얀 가루의 정체는 바로 LG화학이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SAP, 일명 고흡수성수지다. 전체 생산량의 90%가 아기 기저귀에 쓰인다.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사진>은 이같은 고기능 소재를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박 부회장은 27일 전남 여수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소재는 석기와 청동기, 철기 등 시대를 구분할 정도로 중요했고, 남보다 먼저 경쟁력 있는 소재를 보유한 집단이 항상 세상을 주도해 왔다”면서 “LG화학은 반드시 미래 시대를 대표할 신소재를 창조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를 위해 R&D 투자 금액을 올해 6000억원에서 2018년까지 9000억원으로 50% 이상 늘리고, R&D 인력도 현재 3100명에서 2018년까지 4100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인력에 맞춰 연구시설도 확장한다. LG화학은 지난해 대전 기술연구원을 기존 5개동에서 6개동으로 확장한데 이어 올 3월부터 과천R&D센터도 가동한다. 2017년부터는 LG그룹이 서울 마곡에 건립 중인 LG사이언스파크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런 R&D 역량은 성장 소재와 미래형 신소재에 집중 투입된다. 이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성장 소재 분야 매출은 올해 6조원에서 2018년까지 12조원으로 2배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 분야에서만 2018년까지 누적 40조원을 벌어들인다는 것이다. 


성장 소재는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SAP(고흡수성수지), 친환경 합성고무, OLED조명, 수처리, 자동차∙ESS∙웨어러블(Wearable)용 배터리 등이다.

그중 SAP은 현재 28만t인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36만t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공장증설을 통해 2018년까지 조단위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LG화학의 SAP 생산규모는 세계 6위 수준이지만, 2018년 3위까지 뛰어올라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게 된다.

수처리 사업은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한 LG나노H2O를 통해 양산라인을 확대한다. 현재 청주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 중순부터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박 부회장은 “2018년에는 이 사업 매출을 2000억원 규모로 키워나가겠다. 이분야 글로벌 선두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의 규모”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처리 사업이 하나의 독립된 사업부문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P사업도 2018년까지 글로벌 3위 수준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IT 기기 및 LED 조명용 제품과 차량용 제품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6%씩 성장하는 차량용 EP는 매출비중을 현재 전체 EP의 30%에서 2018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3개 사업본부(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체제를 3개 사업본부(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전지), 1개 사업부문(재료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회사는 “석유화학사업본부의 명칭을 기초소재사업본부로 바꾸고 재료사업부문을 신설한 것은 소재ㆍ재료 분야 경쟁력을 강화해 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2018년 이후를 위한 미래소재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전략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무기소재와 태양전지ㆍ연료전지용 나노소재, 혁신전지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소재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은 무기 고분자를 합성해 만드는 소재다. 태양전지ㆍ연료전지용 소재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소재로 꼽힌다. 혁신전지는 기존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능력 및 출력 등의 기술적 이론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지다.

박 부회장은 “이런 미래 소재 분야를 2020년에는 1조원 이상으로, 2025년에는 10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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