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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표리부동의 전형 보여주는 국회의 입법행태
요즘 국회의 입법 행태는 한마디로 표리부동(表裏不同)의 전형이다. 앞으로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척하다 뒤로 돌아서면 표를 의식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면서 자신들 기득권 챙기기에는 여야 따로 없이 한 몸이다. 책임감도, 사명감도 찾아 볼 수 없는 이런 한심한 국회가 과연 계속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어린이 집 폐쇄회로TV (CCTV)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그 대표적 사례다. 지난 1월 어린이 집 폭행 사건으로 영유아를 둔 엄마들은 물론 온 국민이 분노하자 의원들은 “어린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법 개정에 앞장섰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 판이었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부결된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CCTV 설치에 반대하는 어린이 집 원장과 교사들의 ‘보복성’ 표심을 걱정했기 때문이란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도 마찬가지다. 이 법안의 취지는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입법 의도와는 달리 민간 영역인 언론인과 교사까지 끼워 넣으면서 적용이 가장 절실한 ‘의원’들은 모두 빠져나갔다. 특히 유예기간을 1년6개월로 늘려 임기내 법 적용을 피해나간 꼼수는 할 말을 잃게 한다.

국회가 흡연경고 그림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의무적으로 넣자는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진통 끝에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그런데 법제법사위에서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보류시킨 것이다. 흡연경고 그림 삽입 문제는 2007년부터 거의 매년 입법화가 시도됐지만 매번 좌절됐다. 그 과정에서 지겹도록 많은 ‘논의’를 거쳤다. 더 이상 무슨 논의가 필요하단 말인가. 더욱이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했다고 하면서, 돈 안들이고도 금연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애써 외면하는 까닭을 알 수 없다. 결국 담뱃값 인상은 세수 확보 차원이었고, 금연그림 반대는 농가와 소매상들의 ‘표’ 때문임을 자인한 셈이다.

국회 입법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둬야 한다. 얄팍한 정치적 이해에 얽매인 인기영합적 처신은 생명력이 없다. 그동안 숱한 선거의 결과가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을 거듭 상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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