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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비행기’ 타는 딸기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봄이 시작되는 3월이다. 3월의 제철 농산물 중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인기를 끄는 것은 단연 딸기일 것이다.

딸기는 맛과 향이 빼어난 데다 열량이 낮아 최고의 디저트 재료로 꼽힌다. 특히 비타민C가 풍부해 귤의 2배, 사과의 10배 이상이다. 요즘 같은 봄날에 춘곤증을 이기는 데도 도움이 된다.

딸기는 대표적인 수출 농산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수출실적이 3332만달러이다.

딸기는 2000년대 초반에 11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으나, 로열티 문제와 원산지 요구 등이 악재로 작용해 2004년도에는 414만달러까지 하락했다.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케이크 장식용으로 일본에 수출되는 여름딸기의 수출호조와 국내육종 품종 ‘매향’의 동남아 본격진출로 2008년 1165만달러, 2010년에는 2610만달러로 늘어났다.

최근 한국산 딸기의 주요 수출시장은 동남아시아다.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상위 수출국이 모두 동남아 국가이다. 대만까지 합치면 수출액이 약 2960만달러로 작년 수출액의 88%에 달한다.

딸기의 동남아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aT는 최근 태국에서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열었다.

태국은 최대 대형유통업체와 연계해 방콕을 비롯한 전국 80개 매장에서 판촉전을 개최했다. 한국산 딸기의 주요 소비층은 태국의 20~30대 젊은이들이다. 판촉행사도 연인들을 겨냥해 발렌타인데이에 맞춰 기획했다.

태국은 한국 딸기의 수출 4위 국가로 수출이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태국 관광객들이 한국산 딸기를 들고 귀국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태국은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데, 주로 더위를 피해 겨울에 한국을 많이 찾는다.

한국의 딸기 생산이 겨울에 집중돼 한국산 딸기를 맛본 태국인들이 선물용으로 구입해 가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미국산, 호주산 등도 태국에 수입되고 있지만 한국산 딸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과육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으며 저장기간도 길어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국을 여행해 본 관광객들은 한국산 딸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나, 판촉행사를 통해 한국산 딸기를 처음 접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접 한국산 딸기를 맛 본 소비자들은 맛과 향이 다른 나라 딸기보다 월등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산 딸기의 우수한 품질은 세계적으로 확대된다. 가까운 동남아,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시장에도 통할 수 있다.

딸기는 저장성이 짧기 때문에 신선도 유지가 관건이다. 동남아에 비해서는 소량이지만 유럽, 러시아,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에도 우리 딸기가 수출되고 있다.

신선 농산물의 장거리 수출확대를 위한 aT의 항공운송 지원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해상운송에 비하면 가격이 높지만 신선농산물의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항공운송을 늘려야 한다.

해외여행도 쉽지 않았던 과거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사람도 다니기 어려운 하늘길을 농산물이 비행기를 타고 수출되는 글로벌시대다.

태국 관광객을 사로잡은 한국산 딸기처럼 한번 맛 보면 매료되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농산물이 많다. 제2, 제3의 딸기를 찾아 수출길을 넓혀야 한다. 국산 딸기가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비는 것을 보면서 개방화의 파고 속에 우리 농업의 활로는 수출에 있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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