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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싶은 뉴스 vs 알려주는 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당신은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연예인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계십니까?

사실 잘 몰라도 된다. 자판기 커피한잔 마시고 오면 그 연예인에 대해 순식간에 처리블가능할 만큼 방대한 정보가 포털을 가득메운다. 취향대로 골라 읽으면 사건의 전말이나, 기승전결에 대해 박식해질 수 있다. 평소 일주일에 드라마 1개 정도 보거나, 뉴스와 코미디 프로 1개 정도 보는 TV 친화적이지 않은 사람도, 스마트폰에서 포털만 뒤지면 간단히 연예박사가 된다.

연예계 소식에 목 말라 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포털은 ‘화수분’이나 ‘구세주’와나름없다. 인기 아이돌, 인기 예능프로그램, 톱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과거 온라인뉴스라는게 없던 ‘연예뉴스 보릿고개‘를 떠올리며 격세지감을 느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심없는 사람들에겐 각종 언론과 포털이 손잡고 쏟아내는 연예계 뉴스들이 참으로 쓸데없는 처치곤란이 아닐수 없다. 김영란법이 뭔지, 어떻게 통과됐는지, 전세값이 얼마나 뛰었는지,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에 비해 왜 그리 불공평한지, 의료보험이 어떻게 개악된다는 건지 찾아보려는 사람들은 조금 더 수고를 해야한다.

각종 예능프로에서 누군가 뱉은 ‘웃긴 멘트’를 소개한 수백개의 뉴스를 걷어내고, 자식보다 3,4살 어린 아이돌들이 프로그램중에 러브라인을 형성했다는 훈훈한(?) 소식을 지나쳐야한다. 데뷔 2,3년된 신인 여배우가 드라마 캐스팅됐다는 소식정도면 빅뉴스다. 그래도 필요없으면 또 다시 클릭해야한다.

물론 카테고리별로 분류되어있는데 무슨 불만이 그리 많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뉴스밸류라는게 있지 않은가. 전세값 올려달라는 소식에 가슴이 무너져 부동산 동향을 찾아보려는 부모님이나, 참담히 무너진 공교육속에서 수백만원짜리 과외받는 1% 아이들을 따라잡고 싶은 수험생들은 대학에 갈 좋은 방법을 찾느라 ’연예뉴스 더미‘를 들어내고 뒤적인다. 억울하게 군에서 목숨을 잃은 아들때문에 목놓아 우는 어머니들의 시위 소식은 포털의 ’오지‘속에 있는 듯 없는 듯 숨겨지는 것 같다. 부정부패와 추문을 저질러 국가에 치명적 손해를 입혔던 관료가 무죄나 보석으로 나왔다는 소식이 연예인의 결혼이나 이혼 소식에 묻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포털도 할말이 있을 것이다.

실질적인 언론이며 절대권력이 됐다는 말을 애써 부인하는 한편 “언론사들이 그런 뉴스를 보내오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언론사는 “부총리의 비리를 전하는 뉴스를 100명이 보고, 연예인 멘트 하나를 재미있게 쓰면 1만명이 본다. 연예인 뉴스를 안 쓸 수 없다”고 읍소한다. 연예인들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까발려지는 현실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이런 상황을 영리하게 이용하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꼭 알아야할 뉴스, 필요한 뉴스가 있다. 또한 몰라도 좋은 뉴스도 있고, 여가를 위해 찾아보는 정보도 있다. 이런 것들이 도서관책처럼 분류되어서 우리 손에 전달되지는 않는다. 정리되지 않은 정보는 쓰레기와 다름없다.

정보과잉, 뉴스과잉 시대다. 포털과 언론은 네티즌과 독자에게 자상하지 않다. 필요한 뉴스를 찾아내는 수고를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아야할 뉴스 대신 ‘알려주는 뉴스’만 알고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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