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소품종 전략’ 벤치마킹…스마트폰 라인업 단순화 초점
애플워치
1~2종만 선보이던 방식 탈피…삼성의 ‘다작 전략’ 따라하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해 상반기 신제품이 공개됐다. 삼성전자를 닮아가는 애플, 애플의 장점을 쫓아가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갤럭시S6와 애플워치에서 고스라니 드러났다.
10일 애플은 약 40종의 아이워치를 다음달 24일부터 미국과 영국, 그리고 중국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경쟁사 대비 2년 여 늦게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든 단점을, 40여 종이라는 역대 최대 제품 종류로 만회하는 전략이다. 스마트워치 메인기기의 크기를 두종류로, 여기에 소재에 따라 다시 3종을 추가했고, 또 다양한 시계줄에 기반한 서브 모델을 10여종 씩 추가했다.
갤럭시S6 |
이 같은 애플의 다작 전략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또 노트북 등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애플은 그동안 1년에 1~4종의 제품군별 신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기대심리를 자극, 이익을 극대화 해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워치의 이례적인 다작 전략을 ‘시장에 대한 불확신’으로 해석했다.
2년 전 경쟁사들의 스마트워치와 같은 네모난 디자인, 그리고 기능 면에서도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신제품을 1~2종으로만 선보일 경우, 시장에서 완전히 외면받을 수 있는 위험을 ‘다양한 소비자 선택권’으로 만회할 것이라는 의미다. 자사 제품의 시장 성공 확신을 바탕으로 ‘소품종’ 전략을 고집해왔던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애플워치 |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애플의 ‘소품종’ 전략을 벤치마칭 하는 모습이다. 가격대와 성능별로, 또 국가별로 수백 종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냈던 지난해와 달리, 삼성전자는 제품 라인업을 단순화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 최근 선보인 갤럭시S6, 그리고 중가 라인 A 시리즈에는 일체형 금속을 채택하기도 했다. 배터리 교체와 SD카드 지원이라는 그간 갤럭시의 장점을 과감하게 버린 대신, 얇은 디자인과 제품 라인업 단순화로 안정적인 마진 확보라는 애플의 성공 비결을 과감히 수용한 셈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출시 전부터 2000만대 가량의 수요를 확보하며,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 성공작인 S4의 총 판매량 7000만대를 2년 여만에 갱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데 성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디자인을 모방하거나, 기능을 더하는 것을 넘어, 업계 선두 주자인 두 회사는 서로의 전략적 장점을 흡수, 위험을 줄여가는 모습”이라며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두 회사가 앞서 경쟁하고, 3위권 주자들이 그 트렌드를 쫓아오는 모습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