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익률 4%면 감지덕지죠”…수익형 부동산 쳐다보는 돈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견본주택. 청약 마지막날을 맞아 이곳은 온종일 사람들로 북적였다. 청약을 하는 사람과 마친 사람들 100여명이 뒤섞여 있었다.

청약을 마친 한 여성은 “오픈 3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대기줄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며 “1시간 반을 기다려 겨우 청약했다”고 푸념했다.

견본주택 장내에선 ‘청약이 4시에 끝나니 착오없길 바란다’는 안내방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선용 분양소장은 “원래 오후 6시가 청약 마감인데 (사람들이 몰려)도무지 마감을 제때 끝낼 수가 없어서 2시간 앞당겨 접수를 마치기로 했다”고 했다. 

1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견본주택 앞에 청약을 위해 방문한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대우건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하향조정한 뒤 주택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예금 금리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오피스텔과 상가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대단하다. 그동안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시중의 부동자금이 금리인하와 맞물려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정동에서 부동산을 하는 정모(56ㆍ남) 씨는 “지방 고객들을 모아 대리청약을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50건을 청약을 마쳤다”고 귀띔했다. 그는 “수도권은 물론이고 제주도와 부산에서 청약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큰 돈은 몰라도 2억~3억원 정도 가진 사람들은 오피스텔을 투자 1순위로 친다”고 했다.

이 소장은 “분위기를 살펴보면 한 사람이 최소 3개씩은 청약을 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수익률이 4%만 나와도 요즘엔 감지덕지라는 하더라”고 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수익률은 5.29% 수준. 매년 하락세를 보이지만 수요자로선 바닥까지 내려간 은행금리보다는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이란 자산은 금리가 낮아질수록 접근은 쉬워지는 특징이 있다”며 “전문가들은 4% 수익률은 애매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반 투자자 시각에선 ‘예금금리 1%를 생각하면 엄청 매력적인 것 아니냐’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가와 분양형 호텔 같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도 예외는 아니다. 10억원 이상을 굴릴 수 있는 투자자들도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1월말 분양을 시작한 위례 우남역 아이파크의 엄태윤 소장은 “최근에는 주말 이틀간 100여명 정도만 방문했는데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엔 150명이 입장했다”며 “가계약 건수도 50% 정도 늘어나면서 앞으로 계약도 늘어날 것으로기대한다”고 했다.

위례신도시에 들어설 한화오밸리스크 안경찬 분양소장은 “지난 주말에 15억원 짜리 오피스텔 내 상가 계약이 2건이나 이뤄졌다”며 “가계약 상태만 유지하면서 망설이던 분들이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분양형 호텔을 공급하는 한 호텔 체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호텔에 3월 들어서만 5건 계약됐다”며 “관심고객들을 대상으로 곧 분양을 시작할 제주도 호텔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데 반응이나 관심도는 상딩히 높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꾸준히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상품으로 돈이 흐르는 건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됐다고 말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예금은 금리가 너무 낮고 주식은 변동성이 큰 까닭에 부동산이 금융성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상품은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탓에 돈이 몰린다”며 “수익률은 주변 공급량 같은 외부 환경에 따라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보수적으로 움직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whywh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