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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 너 꽝포치지마라, 말밥에 오르고 싶니?”북한에선 익숙하지만 한국에선 낯선 단어들
[HOOC=서상범 기자]발개돌이, 가마치, 삯발이, 닭유찜, 위생실…

한글로 쓰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해되지 않는 이 단어들은 현재 북한에서는 익숙한 단어들이다.

이를 한국어로 바꾸면 각각 개구쟁이, 누룽지, 서비스, 치킨, 화장실이 된다.

이외에도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도시락은 북한에서는 밥곽, 거짓말은 꽝포, 구설에 오르다는 말밥에 오르다로 쓰는등 같은 의미이지만 전혀 다른 언어로 표시되기도 한다. 


이처럼 같은 한글임에도 불구하고 뜻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개구쟁이(발개돌이) 누룽지(가마치)처럼 표현 자체가 다른 경우가 있고, 서비스(삯발이), 치킨(닭유찜) 처럼 한국 사회에서 흔히 쓰는 외래어가 북한에서는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언어 차이가 생활언어는 30~40%, 전문용어는 60% 이상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남북한 언어차이는 최근 탈북민들이 증가하며 사회적 갈등의 소지가 되고 있다.

언어차이로 인해 명확한 의사소통은 물론, 사소한 오해가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조어들을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 층 사이에서 이런 현상이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국립국어원에서 2012년 발간한 ‘탈북주민 한국어 사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남한에서 쓰는 단어의 절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에 비해 문화적 이질감에 더 예민할 수 있는 탈북 청소년 학생들의 언어 장벽 문제는 향후 이들의 원활한 정착과 성장을 위해서 해결돼야 할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이런 의사소통 간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임대기)은 특히 탈북 학생들의 언어 정착을 돕고자 비영리 교육봉사법인 드림터치포올(대표 최유강),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남북한 단어를 자동 변환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글동무’를 개발했다.

‘글동무’라는 서비스 이름은 ‘길동무’,‘어깨동무’처럼 항상 곁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남북한 공통적으로 친근한 느낌을 주는‘동무’라는 단어를 활용했다.

일종의 디지털 사전인 이 앱은 현재 고등학교 국어교과서 3종에서 추출한 단어 및 생활어 등 약 3600 단어를 대상으로 단어 풀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운받은 글동무 어플리케이션을 열고 교과서를 읽다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나올 시 바코드를 찍듯 해당 단어를 비추거나 사진을 찍으면, 그 단어에 해당하는 북한 단어와 뜻풀이가 보여진다.

해당 단어를 직접 입력할 수도 있고, 문장으로 뜻 풀이가 쉽지 않은 단어에는 제일기획 디자이너들이 직접 그린 손 그림이 설명을 도와주기도 한다.

특히 글동무 앱은 사용자 참여 기능을 갖췄는데, 방대한 생활어 속에서 아직 수록되지 않은 단어가 있으면 신규 등록을 바로 요청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손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업그레이드 해 가는 의미도 담고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글동무 앱 개발에 참여한 김승희 박사(가명, 통일부 통일교육원 전문강사)는 “남북 교류가 단절된 지 60여 년이 흐르면서 언어차이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겪는 언어적 이질감은 큰 문제”라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스스로 간단하게 단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 교육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동무 앱 개발을 기획한 제일기획 굿컴퍼니솔루션센터(GCSC)의 최재영 마스터는 “글동무 앱은 ‘보이지 않는 교과서(Invisible Textbook)’라는 컨셉으로, 남북한 학생들이 서로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근한 친구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콘텐츠 업데이트는 물론 앱 사용법 교육과 직업 멘토링 등 자원봉사활동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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