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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늬만 글로벌 호텔체인?...분양형 호텔 투자 주의
지난해 하반기 투자자 모집을 시작한 한 분양형 호텔. 이곳은 애초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호텔 체인인 R사의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이 사업장은 올해초 돌연 호텔 이름을 유럽계 호텔 체인으로 바꾸로 최근 분양을 새롭게 시작했다. 분양 사무실 관계자는 “처음 사용했던 R브랜드를 쓰는 호텔이 전국적으로 너무 많이 들어서면서 우리도 같은 이름을 쓰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부동산 상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분양형 호텔’ 투자도 조명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외국인 여행객들의 숙박 수요를 감당하고자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으로 호텔 건축에 적용되던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객실의 구분등기를 허용하면서 우후죽순 분양형 호텔이 들어서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저변은 넓어진 셈이다.

분양형 호텔은 전문 위탁사나 운영업체가 호텔을 운영하며 낸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대개 최소 1년에서 길면 10년까지 확정된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약속된 수익을 꾸준하게 거두기 위해선 그만큼 운영하는 업체의 역량과 신뢰도가 중요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분양형 호텔 시행사들은 잘 알려진 호텔브랜드의 ‘간판’을 쓰려고 든다.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그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다. 나중에 관광객 유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문제는 소위 ‘알아주는’ 호텔 체인을 달아놓았지만 정작 운영ㆍ관리 수준이 미흡한 곳이 많다는 점이다. 운영 수준은 수익성과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투자자로선 제대로된 운영 주체를 원할 수 밖에 없다.

부동산센터 장경철 이사는 “투자자들은 외국계 호텔 체인의 이름을 달아놓은 곳들은 대개 본사가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지 알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이 많다”며 “특히 본사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곳이 아니라면 그냥 껍데기만 빌려쓰는 경우일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하나의 호텔체인 안에도 몇가지 하위 브랜드로 나뉘기도 한다. 가령 A라는 체인이 있다면 호텔이 특등급(특1ㆍ2등급)인지 일반등급(1~3등급)인지에 따라 A 뒤에 다른 별도의 브랜드 명칭이 붙는다. 하지만 이런 점들도 투자자 홍보에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대목이다.

글로벌 호텔체인의 이름을 붙인 한 분양형 호텔의 경우, 시설은 관광호텔(1ㆍ2등급) 수준으로 지어지지만 홍보에서는 해당 호텔체인의 명성만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의 견본주택에서 만난 홍보 담당자는 “브랜드에 등급이 나뉘지 않았냐”는 질문에 “등급이 나뉘어 있진 않다. 체인 본사로부터 호텔 인테리어와 서비스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브랜드가 곧 고수익을 약속하진 않는다고 강조한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잘 알려진 브랜드만 가져다 쓸 뿐 운영자는 따로 있는 사업장이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분양때 쓰던 브랜드가 준공 이후에 갑자기 바뀌는 문제도 일어나곤 했다”며 “투자자들은 해당 호텔이 얼마나 관광객들을 모을 수 있는 입지를 가졌고 업체의 운영 능력은 어떤지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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