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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캣(Bobcat), 두산에 밥 값한다...최대 흑자법인 도약에 프리IPO로 재무구조개선에도 기여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한때 두산그룹의 애물단지였던 밥캣(Bobcat)이 이제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사정이 어려워진 두산인프라코어를 돕는 데 밥캣이 결정적 역할을 맡아서다.

최근 공시된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이 발생하는 18개 해외법인의 지난 해 경영실적은 매출액 6조981억원, 당기순익 1204억원이다. 흑자를 내는 법인은 절반인 9곳 뿐이다. 밥캣의 관계사인 클라크이큅먼트가 2조6838억원 매출에 2775억원의 순익으로 가장 기여가 컸다. 나머지 8개 흑자법인도 몽다베르(Montabert)를 제외하면 흑자액이 100억원 미만이다.

당기손익에 포함되지 않는 수익과 비용까지 합한 총포괄손익을 따지면 밥캣과 비(非) 밥캣의 격차는 더욱 심해진다. 클라크이큅먼트의 총포괄손익은 3276억원 흑자로 불어나지만, 나머지 17개사 가운데 흑자인 법인은 단 4곳으로 줄어든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시절이던 1990년 인수한 벨기에 굴착기 공장은 유럽의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축소와 막대한 고정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작년 9월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중국 건설 시장이 2011년을 정점으로 고꾸라지면서 작년 초에는 2011년 완공된 장쑤성 쑤저우의 굴착기 생산공장 가동도 전면 중단했다.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2013년 5월 준공한 브라질 굴착기 공장도 월드컵 이후 브라질 경기가 급랭하며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국내 사업장에서도 희망퇴직을 단행할 정도로 사정이 다급해졌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작년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는 8조669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63.6%다. 유동부채(3조2945억원)보다 유동자산(4조0195억원)이 많아 당장 유동성 위험 가능성은 높지 않다.하지만 밥캣 등 해외자회사를 제외한 개별기준으로 보면 유동부채가 1조9912억원으로 1조6107억원인 유동자산보다 많다. 특히 1년 새 단기차입금이 3107억원에서 6423억원으로 두 배 넘게 불어났다. 빚을 줄여야 한다.

다행히 밥캣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부채만 줄이면 빠른 속도로 재무구조를 건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밥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8.6%, 71.1%에 달한다.

지난 19일 두산인프라코어가 내년 초로 예상되는 밥캣의 기업공개(IPO)에 앞서 약 8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두산 관계자는 “밥캣 인수당시 우려도 많았고,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부담도 컸지만 결국 신흥국에 쏠렸던 사업포트폴리오를 북미 선진지역으로 확장해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면서 “결국 뱁캣과 클라크 등 북미 사업부문에 투자한 덕분에 신흥국 부진으로 인한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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