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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문, 더 이상 복제는 없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원천적으로 복제가 불가능한 인공 지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인공 미세지문을 머리카락 지름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 위조와 변조를 방지하는 방식이다. 3년 내 이 장치가 실용화가 되면 높은 사양의 현미경부터 휴대전화, 카메라 등 다양한 장치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 교수와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박욱 교수팀은 24일 고분자물질을 이용해, 인공 지문을 수십∼수백 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로 만들어 복제 방지를 막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람 지문처럼 똑같이 복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동안 위조 방지를 위해서 상품 표면에 부착하거나 상품 내용물과 섞어서 사용하는 다양한 마이크로 식별자가 개발돼왔다. 하지만 기존 마이크로 식별자들은 바코드처럼 예측이 가능한 코드 부여 방식이어서 쉽게 복제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체 고유의 특성을 코드로 활용하는 위조 방지 기술도 개발됐지만, 코드 해독 방식이 까다롭거나 다양한 상품에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또 원하는 대로 코드를 조절할 수 없어 목적에 맞는 식별자를 다양하게 만들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효과적인 위조 방지를 위해 물질이 건조될 때 수축하는 성질을 이용해 복제할 수 없는 ‘인공 미세지문’을 개발했다. 폴리에틸렌글리콜 디아 실 레이트(PEGDA)라는 고분자 물질에 자외선을 쏘여 굳게 한 뒤 그 위에 실리카 코팅을 해서 건조하면 마르는 과정에서 실리카 코팅에 접한 면과 반대쪽이 줄어드는 정도가 달라 지문 같은 주름이 형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각각의 인공 지문은 주름 형성 과정에서 무작위로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똑같은 위조품을 만드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연구진은 또 인공 미세지문의 패턴 무작위성은 유지하면서도 선이 끊어지고 갈라지는 특징점(minutia)의 단위 면적당 개수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데도 성공했다.

박욱 교수는 “인공지문이 지폐, 제약, 고가의 귀중품 등에 다양하게 활용돼 위조와 변조 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문 패턴을 더 간단한 광학 장치로 분석할 수 있게 하면 3년 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25일 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된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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