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오히려 허혈성 뇌졸중 발생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임태환)의 주제공모로 서울대 의과대학 박병주 교수팀이 수행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발생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사용양상 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2006~2007년 당뇨병 진단을 받은 40~99세 환자를 ‘저용량(75-162mg) 아스피린 복용군’과 ‘비(非) 복용군’으로 분류, 2009년까지 최대 4년을 추적관찰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 빈도를 비교한 결과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70% 가량 높았다. 

또 성별, 연령군,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 동반여부에 따른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소그룹분석 결과,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남성에서 위험수준이 더 높았다. 미국 당뇨병학회의 2009년 가이드라인과 국내외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질환 일차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처방이 권고되고 있으나, 예방효과와 출혈위험에 대한 이득ㆍ위험 논란이 공존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ㆍ유럽ㆍ아시아 지역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예방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잇따랐으며, 아스피린 복용 후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아스피린 저항성’이 당뇨병 환자에서 더 높게 나타날 수 있음이 보고된바있다.

이에따라 최근 미국 당뇨병학회도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계질환 일차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사용을 더 이상 권고하지 않고 있으며 고혈압ㆍ고지혈증이 있거나 가족 중 심혈관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당뇨병 환자(50세 이상 남성ㆍ 60세 이상 여성)에게만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 권장토록 지침을 개정한 상태다. 학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의 득실을 따지려는 추세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