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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협상타결>석유확인매장량 세계 4위 이란, 국제유가 또 끌어내리나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국제유가와 우리 경제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석유확인매장량이 세계 4위에 이르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면, 이란 석유 생산 및 수출량이 크게 늘어나 국제유가 추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OPEC 산유국 생산량 증대과 셰일오일 개발로 인한 공급과잉에서 촉발된 유가 폭락사태가 다시 한번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일 국제유가는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95센트(1.9%) 내린 배럴당 49.14달러로 장을 마쳤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01달러(3.52%) 하락한 배럴당 55.09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란이 해외자본을 유치해 유전을 개발하면 원유 수출량이 크게 증가해 공급과잉 현상을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BP자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이란의 석유 확인매장량 규모는 1550억7000만 배럴에 이른다. 이는 전세계 확인매장량의 9%, OPEC 확인매장량의 12% 이상이다.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의 뒤를 이어 세계 4위 규모이며, 이라크(1410억 배럴)보다도 크다. 가스 확인매장량도 33.Tcm으로 러시아의 뒤를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그동안 이란은 2011년부터 본격화된 경제제재로 석유ㆍ가스 수출입 및 탐사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란 석유수출액은 2011년 950억달러에서 2012년 690억달러로 감소했다. 서구 주요기업들이 참여한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들도 대부분 중단돼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다량의 비축유를 풀어내기만해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2011년 약 250만배럴이었던 원유수출량이 경제제재 이후 100~110만배럴까지 줄였으나, 제재가 풀리면 수출량을 단기간 내에 100만배럴 이상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이미 3000만~3500만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증가하면 사우디아라비아도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증산할 가능성이 높아 국제유가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원유 순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국제유가 추가 하락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유가가 10% 하락하면 우리 GDP 성장률은 0.19%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자칫 국제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해외자본이 유입돼 대규모 정제설비가 들어서면, 단순 원유 수출국에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다수 중동국가들이 속속 정제시설을 확대하고 석유제품 수출량을 늘려가면서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수출전선이 위협받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이번 협상타결로 공급과잉, 수익저하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생산ㆍ수출국이다. 이란은 경제제재가 완화되면 자국 석유화학제품 생산가치가 현재 연 200억달러 규모에서 향후 400억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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