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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신뢰는 바닥인데 의원 수 늘리자는 말이 나오나
정치권이 스스로 개혁을 실천하기는 한강에서 바늘찾기보다 더 어려운 모양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활동을 본격 시작하면서 처음 제기된 주장이 의원 정수 60명 가량 증원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정개특위는 선거구간 인구 편차를 지금의 3대 1에서 2대 1로 줄여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불가피해진 선거구 개편 논의가 최우선 과제다. 이것만 해도 해당 국회의원은 물론 정당 의석 수에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문제다. 게다가 망국적 지역주의를 완화할 제도적 장치 논의도 해야 한다. 중앙선관위가 내놓은 권역별 비례대표ㆍ석패율제 등 검토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그런데 대뜸 밥그릇 늘리겠다는 한심한 소리부터 하고 있으니 번짓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수를 얼마로 늘리든 반대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지금 국회를 보고도 ‘증원’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묻고 싶다. 19대 국회만 하더라도 지난 3년간 식물국회, 무능국회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나마 회의가 열려도 여야간 정쟁으로 허송하느라 경제와 개혁 입법들이 제때 처리되지 못해 국정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이런 민낯을 국민들이 빤히 보고 있는데, 의원 수를 늘리겠다니 정치권이 염치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수가 늘어나는 만큼 국회의원 특권을 줄이면 이해할 것이란 논리도 가당치 않다. 그 말을 믿을 국민이 한 사람도 없거니와 그동안 숱하게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해놓고 열에 하나라도 실천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지금 정치권과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땅에 떨어진 신뢰부터 회복하는 것이다. 얼마전 보건사회연구원이 입법부를 비롯해 행정부 검찰 군 노조 등 13개 기관ㆍ단체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해 보니 입법부가 꼴찌였다. 국회를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단 1%였고, ‘다소 신뢰’를 포함해도 신뢰도는 17%에 불과했다. 이게 우리 국회와 정치권의 현 주소다.

정치권 신뢰 회복이란 차원에서 선거와 공천 개혁방안을 논의한 2일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주목할 만하다.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상향식 공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의견을 모은 것만해도 상당한 성과다. 각론에서 이견이 있겠으나 지도부가 슬기롭게 결론을 유도하면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달라질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 전당대회에서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으니 잘 지키리라 믿는다. 신뢰가 커지면 정치권 밥그릇도 자연스레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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