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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딸의 갈등, 화해…순대국밥 같은 따뜻한 이야기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 대학로서
자신이 만든 음악을 “소음공해”라고 하는 엄마에게 딸은 “그렇게 살면 좋냐”고 막말을 한다. 속상해서 울던 딸은 감전사고로 인해 33년 전으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꿈에서 만난 엄마는 혼전임신으로 가수의 꿈을 접으며 “엄마가 보고싶다”고 엉엉 우는 스물여섯살 처녀였다. 평생 엄마가 파는 순대국밥을 먹지 않았던 딸은 꿈에서 깨어난 뒤 순대국밥을 푹푹 떠먹는다.

엄마와 딸의 화해를 담은 ‘한밤의 세레나데’는 속을 뜨듯하게 채워주는 순대국밥같은 뮤지컬이다.

극은 취직도,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다락방에서 인터넷 라디오 DJ를 하고 있는 지선의 노래로 시작한다. 서른세살 노처녀의 애환을 담은 ‘삼땡이 가기전에’, 바람 핀 남자에게 저주를 퍼붓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이 통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무식에 한이 맺혀 사채까지 써서 대학에 보내줬건만 다락방에 틀어박힌 지선을 보며 엄마는 욕설을 퍼붓는다. 지선은 울다가 전기에 감전돼 기절한다. 1973년 음악다방 쎄시봉에서 눈을 뜬 지선은 ‘너랑 나랑’이라는 듀엣으로 활동하던 엄마 박지선과 아빠 박봉팔을 만난다. 두사람은 동성동본이라 결혼 허락을 받지 못하고 동거하던 사이. 게다가 한살 연상연하 커플이라는 사실을 매우 수줍게 털어놓는다.

정자와 봉팔은 나팔바지에 청자켓을 걸치고 영화 ‘맨발의 청춘’ 속 신성일ㆍ엄앵란같은 말투로 대사를 주고받는다. 관객들은 앞좌석에 머리를 부딪칠 정도로 포복절도한다. 반면 두사람이 부르는 포크송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은 70년대로 돌아간 듯 아련하게 들려온다. 오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사진제공=MJ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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