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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 이달말 단독 콘서트…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어디든 아픔 있는 곳에서 연주해야죠”...
손가락 부상 딛고 왕성한 공연활동
젊은 연주자들에게 힘되는 게 의무



“위대한 작곡가들이 만든 음악은 현실의 아픔을 감싸주고 잊게 하는 힘이 있어요. 세월호 참사를 겪은 분들 뿐만 아니라 어디든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는 곳에서 연주할 생각입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7·사진)는 이달말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6일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정경화는 지난해 경기도 안산에서 세월호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을 초청해 추모음악회를 연 바 있다.

그는 오는 28일과 30일에는 LG아트센터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를 중심으로 베토벤 소나타 5번과 7번, 포레와 그리그 소나타를 들려준다.

손가락 부상으로 연주를 중단했던 정경화는 지난 2011년 5년 만에 극적으로 돌아왔다. 지난해에는 3000석 가까운 영국 런던 로열페스티벌홀이 ‘동양의 마녀’를 보러 온 관중들로 가득 찼다.

유럽, 아시아 등에서 순회공연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정경화는 지난 1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은퇴를 선언했다. 여러 사람들이 깜짝 놀랐지만 만우절 농담이었다. 정경화는 “아이고 미안합니다”라며 웃었다.

“5년 동안 저절로 은퇴가 됐잖아요. 계속 연주할 수 있는 것을 기가 막힌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영국 공연 때는 진통제를 계속 먹었지만 지금은 손이 쌩쌩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소나타 3곡을 선보이지만 앞으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시리즈를 연주할 계획이다. 슈베르트 전곡을 담은 음반 발매 등도 계획 중이다.

“옛날에는 스승들이 제 나이가 되면 한 프로그램만 했었어요. 이렇게 계속해서 다른 프로그램들을 준비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데뷔한 지 40년도 넘었지만 그는 “절대 음악을 소화하는 것은 쉬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완벽주의자였기 때문이예요. ‘어떻게 하면 작곡가의 의도에 가깝게 연주할까’ 노력했어요”

정경화는 동생인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고액 연봉 논란 등에 휩싸인 것에 대해서도 열변을 토했다.

“정 감독이 10년 간 서울시향을 이끈 것은 에베레스트산을 쌓은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실력을 높여놨는데 에너지가 다른 데서 소비되는 것이 정말 안타까워요. 음악 실력은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손가락 부상을 입었을 당시 정경화는 르완다 봉사활동, 미국 줄리어드 음악대학 교수직 등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2012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직도 맡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 저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한 조언을 할 계획입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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