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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그 별에 사는 탐사선…②금성의 ‘익스프레스’
<태양 가까이에 있는 수성부터 가장 멀리 있는 해왕성까지. 침잠한 우주 곳곳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임무를 수행 중인 각 행성별 탐사선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HOOC=이정아 기자] ‘샛별’. 금성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배가 고픈 개가 밥그릇을 쳐다볼 즈음 서쪽하늘에 뜨는 별이라고 해서 ‘개밥바라기’라고도 하고요. 금성의 아름다움과 고고함에 반한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이 별에게 미의 여신인 ‘이슈타르’, 그리스인들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현재 서양에선 금성을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비너스(Venus)’라고 부르죠.

얼마나 반짝였길래 금성에는 항상 ‘아름다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을까요. 태양 주위를 224일 주기로 돌고 있는 금성은 달에 이어 밤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입니다. 가장 밝을 때 밝기는 -4.5등급이나 되죠. 태양계 초기에 지구와 비슷한 조건에서 탄생한 금성은 지구와 화학적 구조도 비슷해 ‘자매 행성’으로 꼽힙니다. 다만 금성 대기의 기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고도 130km 정도의 대기를 비행 중인 비너스 익스프레스호. (NASA)

그래서 지난 2005년 11월. 금성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유럽우주항공국(ESA)의 무인 탐사선 비너스 익스프레스호가 발사됩니다. 이듬해 4월 금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비너스 익스프레스호. 사실 이 탐사선은 이미 지난해 12월 임무를 종료하고 금성 표면에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고요하고 차가운 우주에서 8년간 그저 묵묵히 제 임무를 수행했던 거죠.

그동안 비너스 익스프레스호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금성에도 한때 지구와 같은 바다가 존재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층이 형성돼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관측해보니 금성의 대기에는 극소량의 수소도 포함돼 있었거든요. 

금성을 탐사하는 일본의 아카쓰키 탐사선 상상도. (JAXA)

또 비너스 익스프레스호는 250만 년 전 금성에 생성된 용암이 지금도 존재한다는 관측 데이터도 제공했습니다. 지질학적 시간 척도로 보면 250만 년은 ‘하루 전’ 정도에 불과한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다만 ‘비너스’라는 매력적인 이름과 달리 현재 금성 표면 온도는 477℃나 되고, 92기압에 이르기 때문에 인간이 이곳에 도달한다면 몸이 녹아내리면서 압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양의 온도가 초기보다 높아지면서 금성의 표면도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이 ‘슈퍼 지구’로 적합하지 않죠. 금성. 지구와 가깝고도 먼 별입니다.

제 운명을 다한 비너스 익스프레스호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로운 탐사선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아카쓰키호입니다. ‘새벽’(曉)이라는 뜻의 아카쓰키는 일본의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세계 최초의 일본 금성 기후 탐사위성입니다. 다만 5년 전 금성 궤도에 안착하는데 실패한 아카츠키호는 오랜 재검토 끝에 오는 12월 7일 두 번째이자 마지막 금성 궤도 진입에 재도전할 예정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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