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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의 그늘…문닫는 주유소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불황과 저유가에 몸살을 앓아온 주유소 시장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출혈경쟁와 마진악화를 견디지못한 주유소들이 속속 가게 문을 닫았다. ‘큰 손’으로 불리는 정유사들조차 직영주유소를 처분하고 있다.

17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영업 주유소 숫자는 1만2439개로 전년동월에 비해 208개 줄었다. 전달에 비해서도 31개 줄어든 수치다.

이달 들어서만 총 17개의 주유소가 문을 닫았고, 21곳은 휴업을 선택했다. 휴업주유소는 불법행위로 영업정지를 받은 곳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철거비용과 토양오염정화비 등 1억4000만원을 내기 어려운 상태다. 


전국 주유소 숫자는 2010년 1만3003개를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유소 거리제한 폐지,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주유소 시장이 과포화상태로 늘어난데다, 지난해부터 유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마진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장기불황이 이어져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등ㆍ경유 등의 내수소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가격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들다보니 영업이익률은 1% 안팎까지 하락했다. 주유소업계는 국내 자동차 수와 인구를 반영한 적정 주유소 숫자인 7000~8000개에 이르기까지 이같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노른자땅에 들어선 각 정유사들의 직영주유소도 불황을 이기지못하고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운영하는 직영주유소 숫자는 지난해 2월 1297개에서 올해 1280개로 줄었다. 그중 GS칼텍스는 229개의 직영주유소 중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주유소를 우선적으로 처분할 방침이다. 절반에 가까운 최대 100곳까지 팔 수 있다는 계산이지만 실제 주유소 매각은 쉽지않을 전망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주유소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실제 팔린 곳은 얼마되지 않는다. 전반적인 내수경기가 부진해 이 자리에서 다른 사업을 해보겠다는 이들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셀프주유소는 증가추세다. 3월 전국 셀프주유소는 전년보다 263개 늘어난 1796개를 기록했다. 인건비를 먼저 줄여 악화된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것이다. 이렇게 줄어든 주유소 근로자 대부분이 대학등록금을 벌려는 아르바이트생, 낮은 임금을 감수해 온 중ㆍ고령층이어서 셀프주유소 확대가 또다른 사회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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