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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민낯]“입맛은 어떠신지요”…영조 問診한 내의원 도제조
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 읽는 승정원일기<10>
승정원의 업무 규정집인《은대조례(銀臺條例)》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내의원에서 임금의 건강을 검진하던 정기 입진(入診)은 매달 6차례 하게 되어 있다.

1725년(영조 1) 8월 6일 사시(巳時)에 창덕궁 진수당에서 도제조 민진원이 입진하였다.



영조:어제는 현기증만 있었고 감기 기운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략) 오늘 아침에는 머리 빗고 세수하고 난 뒤로 추워서 오싹해지는 증상이 있는 것 같았지만 어제보다 나았다. 그러나 콧속이 매우 후끈거리고 팔다리의 관절도 아프다. 또 며칠 전부터 설사 증상이 있어 변을 보는 횟수가 매우 잦다.(중략)

민진원:변이 묽은 증상은 며칠 전에 비해 어떻습니까?

영조: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도 멎지 않고 있다.

민진원:수라를 드실 때에 입맛은 어떻습니까?

영조:입맛이 변한 건 아닌데, 밥상을 대하면 전혀 먹고 싶지가 않다.

민진원:침수는 어떻습니까?

영조:잠은 평상시만 못하지만, 땀을 흘리고 나면 다소 낫다.

민진원:대변을 보실 때에 복부가 뒤틀리면서 아프십니까?

영조:현재 소화불량이 매우 심하고, 아랫배는 음식을 안 먹어도 배불리 먹은 것 같다. 이 때문에 변을 보는 횟수가 상당히 잦다.

민진원:묽은 변을 보실 때에 뒤가 묵직한 기운은 없으십니까?

영조:뒤가 묵직한 기운은 일단 없다.

민진원:의관들에게 진맥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영조:알았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 바로 문진(問診)이다. 이날의 입진 기사 내에는 문진에 이어 여러 의관이 돌아가며 진맥하고 소견을 말하는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하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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