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수익형부동산 투자몰려
전세난에 아파트대체수요도 증가
“매매가 작년에 비해 30~40%는 늘어났죠. 아파트 전셋값이 워낙 많이 올라가니까, 오피스텔 매매가도 덩달아 올라요. 매수세가 불어나니까요. 특히 젊은 사람들이 원룸이든 투룸이든 오피스텔 사서 많이들 살아요.”(영등포구 당산동 대한공인 관계자)
서울의 오피스텔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28일 헤럴드경제가 서울부동산광장에 오피스텔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3월 사이 서울에서 모두 2448건의 오피스텔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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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와 전세난이 겹치면서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수요와 아파트 대체상품을 찾는 실수요가 더불어 매수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의 한 오피스텔. [사진=헤럴경제DB] |
오피스텔 매매 계약서가 가장 많이 작성된 곳은 단연 강남구(277건)다. 이어 ▷영등포구(264건) ▷마포구(210건) ▷강서구(197건) ▷구로구(176건) ▷서초구(159건) ▷관악구(129건) ▷양천구(126건) ▷종로구(104건)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이들 9개 자치구는 오피스텔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선 곳. 올해 서울 오피스텔 거래의 10건 중 7건 가량이 이들 지역에서 맺어졌다. 9곳의 올 1분기 전체 거래량은 1642건이었다. 지난해 1분기(1260건)보다 30.3% 가량 거래가 늘었다.
오피스텔 매매가 활발한 것은 무엇보다 저금리 영향이 크다. 시중의 여윳돈이 안정적 임대수익을 좇아 ‘수익형 부동산’쪽으로 흘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2억원 내외로 소액투자가 가능한 오피스텔은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 강남, 여의도 등 업무지역 접근성이 좋고 상대적으로 값은 저렴한 지역의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다. 관악구는 2ㆍ7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봉천동과 신림동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148% 폭증했고, 구로구(60%)와 강서구(54%)도 크게 늘었다.
강서구 등촌동 스마일공인 관계자는 “9호선을 타면 강남과 여의도를 모두 거치는 가양동과 등촌동 오피스텔이 많이 팔렸다”며 “마곡지구에서 새 오피스텔이 쏟아져서 경쟁력을 잃기 전에 팔고 나가려는 집주인이 많아졌고 그런 매물들이 다시 새 주인을 찾고 있다”고 했다.
구로구 구로동 Y공인 대표는 “퇴직을 앞둔 분들이나 월급쟁이들이 1~2억 정도 끌어모아 오피스텔 하나 갖고 월세 놓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오피스텔 거래가 늘어난 배경을 저금리에서만 찾는 건 ‘반쪽짜리’ 설명이다. 세입자들을 괴롭힌 전세난도 오피스텔 거래를 자극한 또 다른 분석이다.
강남구의 경우가 그렇다. 강남의 오피스텔 거래량은 되레 작년에 비해 조금 줄었다. 하지만 실제 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거래가와 면적은 증가했다. 평균 실거래가는 지난해 2억4109만원에서 올해 3억2601만원으로 올랐고, 평균 전용면적도 38㎡에서 48㎡으로 늘었다. 그만큼 소형 아파트 크기의 조금 더 넓고 비싼 오피스텔이 팔렸다는 얘기다.
김혜현 센추리21코리아 전략기획실장은 “지난해엔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초소형 오피스텔의 거래가 많았다면, 전세난이 불거진 올해는 중대형 오피스텔도 거래가 됐다”며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오피스텔은 현재 ‘수익률 대세 하락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 서울의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2010년 1분기 5.90%에서 올해 5.79%까지(부동산114 통계) 떨어졌다. 임대를 줬든 직접 살고 있든, 오피스텔을 소유한 사람의 입장에서 수익률 악화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박합수 팀장은 “그간 누적된 오피스텔 공급과잉, 고분양가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익률 저하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일단 소액투자 상품으로 관심은 높아지는데 매매 활성화가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