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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은 ‘데이터 요금제’…실은 ‘조삼모사’ 요금제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KT, 그리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7일 일제히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보인다. 스마트폰과 LTE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요금제를 개편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정부 역시 지난해부터 이 같은 요금제의 도입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실은 데이터 요금 인상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네트워크에 부담이 적고, 또 점차 고객들의 사용량도 줄어들고 있는 음성통화를 전면 무료화 하는 대신, 기본료를 올리고 또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통사의 이익 극대화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반면 데이터 1MB단 단가는 전과 동일하거나, 일부는 소폭 인상하는 효과까지 나왔다. 결국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데이터 중심이 아닌, 오히려 음성 사용 비중이 높은 피쳐폰, 또는 스마트폰을 전화기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음성 중심 요금제’인 셈이다.

이날 KT가 발표한 새 요금제는 월 2만9900원에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데이터는 300MB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3만4900원 요금제에는 1GB가, 3만9900원에는 2GB가, 4만9900원에는 6GB가, 5만9900원부터는 속도제한을 걸고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KT의 새 요금제의 데이터 요율이 낮은 요금제 구간에서는 1MB당 20.48원으로, 기존과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기존 요금제 1MB당 18원보다도 비싸지기도 했다.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5만9900원 구간 전까지는 요금제를 세분화 한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또 기존 선택 요금제와 중첩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사용자가 임의로 음성과 데이터 사용량을 조합, 최대 30여가지의 요금제를 만들어 쓸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와 단가도 비슷하다.

오히려 ‘데이터 요금제’의 실질 수혜자는 음성 다량 사용자, 즉 스마트폰을 쓰지만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기보다는, 과거 피쳐폰과 같은 전화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데이터 요금제’로 포장한 ‘음성 중심 요금제’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제 가입자당 평균 음성통화 사용시간은 월 180분에서 200분 대로, 음성을 무제한으로 한다 해서 이 사용량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과거 문자와 마찬가지로 무제한으로 해도 크게 손해볼 것은 없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금제를 보다 세분화 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준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것”이라면서도 “정부와 업계가 데이터 중심으로 포장한 것은 자칫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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