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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이스털린의 역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소득과 행복의 관계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 주장한 것으로, “소득이 증가할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스털린은 30여개국 행복도 비교와 1946~1970년 사이 미국의 소득 및 행복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한 국가 내에서 소득이 많은 사람의 평균 행복도가 소득이 적은 사람보다 높을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기본수요를 충족한 나라의 경우 소득이 많을수록 행복도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이 ‘역설’은 이후 ‘행복경제학’의 고전이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네덜란드의 루트 베노번이 2003년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소득이 늘어날수록 행복도가 늘어난다며 “역설은 없다”고 주장했고, 2008년에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벳시 스티븐슨이 개인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소득의 절대규모가 클수록 행복도도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80대에 접어든 이스털린이 2010년 37개국의 지표를 바탕으로 그의 ‘역설’을 입증하는 논문을 다시 발표했고, 2012년 유엔은 행복도는 소득이나 부(富)는 물론 사회적 신뢰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스털린의 역설을 인정하든 안하든 기본수요의 충족은 행복의 필요요건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연금은 노후생활에 필요한 기본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사회 평균적으로는 삶의 기초수요를 충족하는 정도의 경제 수준에 도달했지만, 노후에 관해서는 훨씬 미치지 못한 상태다. 연금과 함께 사회보장 및 복지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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