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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시장‘벌떼 분양 ’극성
초반부터 수백명씩 조직적 판촉
460실 공급 600명 몰려 경쟁도
단타 투입·책임소재 불분명 주의



지난 4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경기도 안산의 A 오피스텔의 분양사업장. 460실을 분양하는 오피스텔 사업장에는 600여명의 분양 영업 사원이 모였다. 소위 ‘벌떼 분양’으로 알려진 조직분양으로 수백명의 영업사원이 한 사업장에 투입돼 계약이 성사될 때마다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14일 분양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띄고 있지만 이른바 ‘벌떼분양’은 오히려 더 성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미분양 아파트 현장에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사업장으로 움직이고 있는게 특징이다. 미분양이 나지 않은 분양 초반부터 투입되는 것도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최근 미분양이 소진되는 김포 일대.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앞서 A 오피스텔 처럼 공급물량을 훨씬 초과하는 인원이 동원되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 사업장에서 영업 팀장급으로 일을 하던 A 씨는 ”보통 460실 분양이면 150~200명 정도가 모이지만 이곳엔 600명이 모였다”며 “계약을 성공시키기 위한 과도한 경쟁이 이뤄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에 짓는 800실 규모의 B오피스텔도 벌떼분양을 동원해 오피스텔을 팔고 있다. 

또 신당역 인근 C아파트의 경우 300가구 규모를 분양하는데 보통보다 두배정도 많은 200명 정도의 영업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벌떼 분양에 나타나는 현상은 수수료 하락이다. 2013년 당시 일산 위시티, 하이파크 시티 등 분양 성공시 3000만원 정도까지 주던 수수료는 현재 35만~100만원까지 내린 상태다. 오피스텔은 250만~400만원에서 현재 100만~250만원으로, 상가는 분양원가의 3~3.5%에서, 현재 2.5%~2.5%로 내렸다.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모두 분양수수료가 떨어졌지만 낙폭이 적은 오피스텔이나 상가 쪽으로 분양조직이 더 몰리며 벌떼 분양 양상이 더 심화된 것이다. 반면 최근 일부사업장에서 불법 분양광고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분양형 호텔의 경우 수수료가 250만원~300만원에서 400만원~500만원으로 수수료가 올라갔다. 분양이 더 안될 수록, 분양영업팀에게 돌아가는 수수료가 오른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로 생겨났던 분양상담사 등이 부동산시장이 풀리면서, 상대적으로 안되는 수익형부동산 쪽에 몰리는 것”이라며 “특히 예전과 달리 미분양이 나타나면 벌떼분양을 하는게 아니라 빨리 털고 나가기 위해 분양초기부터 대규모의 인원을 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상품 판매 경로가 다양해지고, 국회에서 논의되는 보험설계사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가 대량 실업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설계사들이 대량으로 분양조직으로 몰려들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배곶신도시의 한 아파트 분양사업장에서 팀장금으로 일하는 C 씨는 “최근 들어 업계에, 대면영업을 하던 보험설계사 들의 유입이 많아졌다”면서 “분양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몰려 오히려 파이가 작아졌다”고 푸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부동산리서치센터 센터장은 “벌떼 분양에 투입되는 영업사원들의 경우 수일간 단타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이들이 설명하는 말을 맹신하지 말고 반드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병국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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