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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연비, 어디까지 진화할까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자동차 경제성은 곧 ‘연비(연료소비율)’다.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비 좋은 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단적인 예가 디젤차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 및 수입 디젤 차량 비중은 올해 44.2%로 급등했다. 이같은 기세라면 디젤 엔진이 탑재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과 맞물려 올해 사상 처음으로 50% 벽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치열한 연비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대놓고 자국 자동차업체에 “‘2ℓ’당 100km 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만들라”고 지시를 내렸다. 르노가 ‘1ℓ’에 100km를 달릴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이오랩’을, 푸조 시트로엥이 연비 50km/ℓ가 넘는 디젤 엔진을 탄생시킨 배경이다. 
푸조의 ‘New 푸조 208’. 이 차량에 장착된 1.6 BlueHdi 디젤엔진은 프랑스 정부기관 연비측정에서 5-speed 수동변속기와 결합해 리터당 50.05km 연비를 기록했다.

이오랩은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결합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이다. 100km/ℓ 연비는 전기모터로 주행 가능한 거리인 66km에, 999cc 3기통 가솔린 엔진 1ℓ로 갈 수 있는 34km를 합한 값이다. 가솔린 엔진 연비는 이론상 53.8km/ℓ까지 도달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오랩은 유럽연비시험기준(NEDC) 인증을 마쳤다”며 “단순히 미래차의 개념을 보여주는 컨셉카가 아닌 부품사와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 앞에서 시연을 마친 프로토타입차(금형제작까지 마친 양산직전 차량)로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1ℓ로 100km를 갈 수 있는 르노자동차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이오랩’

푸조 시트로엥 역시 지난해 프랑스 공인 자동차형식승인소 ‘UTAC’의 감독 아래 연비 50.04km/ℓ의 디젤 엔진을 선보였다. 당시 푸조의 디젤엔진 1.6 BlueHdi은 5-speed 수동변속기와 결합해 연료 43ℓ로 38시간 총 2152㎞를 주행했다.

이웃나라 일본은 도요타자동차가 가솔린 엔진 열효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가솔린 엔진 최대 열효율인 37~38%에서 2%포인트 이상 증가시키겠다는 것이다.

도요타 측은 “열효율 향상으로 가솔린 연비는 25%이상, 하이브리드는 15%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기존 양산차 가솔린 엔진 가운데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7단 DCT 변속기가 적용된 현대차 ‘올뉴 투싼’. 연비는 기존대비 20% 이상 향상돼 14.4km/ℓ다.

반면 국내차는 글로벌 연비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연기관의 경우 연비가 우수한 디젤 엔진 기술력이 유럽차에 비해 떨어지고, 그나마 선두권을 유지했던 친환경차 개발은 일본이나 유럽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밀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선진국보다 턱없이 적은 연구개발비도 걸림돌이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선임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독일은 불황에도 매년 25조~30조원씩 R&D에 투자했지만, 국내 완성차는 총 6조원 수준에 그쳤다”며 “누적으로 계산하면 100조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올 초 2015~2018년까지 연구개발비로 31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특명을 내리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기업 평균 연비를 2014년보다 25% 향상시키는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기존대비 최고 30% 이상 연비효율이 향상된 7단 DCT(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선보인 것도 그 일환이다.

2020년 25% 연비향상 로드맵이 달성되면 현대차 평균 연비는 지난해 12.3㎞/ℓ(미국 기준)에서 2020년 15.4㎞/ℓ로, 기아차는 11.6㎞/ℓ에서 14.6㎞/ℓ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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