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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오덕] 형보다 나은 아우, 캐논 EOS 750D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캐논 EOS 750D에서 50이란 숫자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700D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란 점을 강조하지만, 성능은 이미 상위기종인 EOS 70D에 근접했기 때문이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격 대비 성능에서 따라올 모델이 없습니다. 캐논의 ‘팀킬(Team Kill)’ 모델인 셈. 초심자부터 중급자가 원하는 요소를 두루 갖춘 팔방미인입니다. 낮은 진입장벽은 경쟁사의 ‘아빠 카메라’를 넘어 ‘엄마 카메라’라는 수식어를 부여하기에도 충분합니다.

캐논 EOS 750D는 상급기종인 70D의 장점과 하위기종 100D의 쉬운 조작을 적절하게 섞은 모델입니다. 180도 회전형 터치 LCD와 최대 19개 크로스 타입 AF를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750D의 외관은 보급기 100D와 중급기 70D의 장점을 고루 흡수한 것이 특징입니다. 모드 LCD 창은 없지만, 셔터 부 뒤의 다이얼과 초점 영역 선택ㆍ감도(ISO)ㆍ디스플레이(DISP) 버튼이 70D의 DNA를 이어받은 인상입니다. 또 모드 다이얼과 진입이 편한 후면 버튼 구성은 100D를 빼닮았습니다. 세밀한 조절은 가능하면서 초심자도 접근하기 쉬운 적절한 타협점인 셈이죠. 특히 중급기에 근접한 그립부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손이 작은 여성 사용자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대부분이 안정적인 슈팅을 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모드 LCD 창은 없지만 버튼 구성은 조작이 쉽게 위치해 있습니다. 플래시는 전통적인 팝업 그대로. 초점 영역, ISO, 디스플레이 버튼이 셔터 뒤에 가지런히 있어 검지로 빠르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상단 ISO 버튼은 보지 않고도 활용하기 편하도록 돌기가 새겨졌습니다. 초점 영역 선택은 검지와 엄지(이미지 축소)를 이용해 선택할 수 있도록 두 군데로 나뉘었습니다. 각 버튼들은 다소 가볍지만 경쾌한 촉감이 듭니다. 모드 다이얼과 후면 버튼의 감성은 70D의 촬영 모드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방향키 위에 있는 퀵(Q) 버튼은 터치와 함께 빠른 설정이 가능하도록 도와줍니다.
뷰파인더로 피사체에 집중할 때 나타나는 액정 화면. Q버튼으로 각종 설정을 빠르게 바꿀 수 있습니다. 초점 영역 전환과 자동 밝기 최적화 기능도 편합니다. 조리개 수치와 셔터 스피드의 조합을 모르는 초심자도 쉽게 찍을 수 있죠.

후면 TFT 컬러 액정 모니터는 회전형으로 3.0형입니다. 약 104만 도트를 지원하며 터치를 지원합니다. 180도 셀프카메라는 물론, 상ㆍ하단으로 회전이 가능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합니다. 오른쪽엔 SD카드가, 왼쪽엔 AV OUT, MIC, HDMI 단자가 고무 커버로 안전하게 덮여 있습니다. 한층 빨라진 라이브뷰 촬영도 상쾌합니다. DSLR의 라이브뷰가 대부분 둔탁하게 셔터가 닫히고 열리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750D는 굉장히 묵직합니다. 미러리스의 느낌과는 다르지만, EOS M3에 근접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죠. 미러리스나 콤팩트 카메라를 사용하던 사용자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 밝기 최적화 모드를 강하게 설정한 좋은 예와 나쁜 예. 어두운 환경에서도 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적당하게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한 야외에서의 남용은 금물. F/4.5 1/50sec ISO-1600

전작인 700D에서 특히 눈에 띄게 개선된 부분은 AF입니다. 포인트 개수가 상위기종 70D와 같은 최대 19개 크로스 타입으로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여기에 2420만 화소의 CMOS 센서와 DIGIC 6 이미지 프로세서를 채용했죠. 6000x4000 픽셀 크기의 고화소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대형 인화 작업에도 충분합니다. 캐논 측이 밝힌 AF 속도 개선은 700D의 약 세 배. 체감상 느끼기 힘들어 숫자에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지 화상과 동영상 촬영 시 렌즈를 피사체에 향해 반 누름을 하는 즉시 빠르게 포착하니까요. AF 검출 포인트가 뷰파인더에 거대하게 퍼져있어 피사체가 들어오는 즉시 정확하게 인식합니다.
ISO 100의 선예도는 훌륭합니다. 캐논 특유의 쨍한 화면이 나오기 때문에 노출과 색감은 손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F/8 1/160sec ISO-100

750D가 이른바 ’사골 프로세서‘에 대한 오해를 깨끗이 거둘 수 있을까요? 의견은 부분합니다. 실제 사용해보니 고감도 저노이즈 기능은 만족스럽지만, 전작인 700D와 비교할 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상용 ISO 6400까진 만족스럽습니다. 반면 ISO 12800에선 여전히 열화현상이 보입니다. 1800만 화소에서 2420만 화소로 확장은 반갑지만, 새롭게 탑재된 이미지 프로세서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주 구매층을 감안하면 부정적으로만 보기에도 무리가 따릅니다. DSLR을 입문하는 사용자들이 자동 감도를 선택하는 빈도가 많기 때문이죠. 사진이 빛의 예술임을 부정할 순 없지만, ISO 6400까지의 결과물은 충분히 선명하고 훌륭합니다. H(ISO 25600)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750D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자동 감도는 ISO 6400까지 지원합니다. 12800이나 H(25600)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6000x4000 픽셀 크기를 지원해 6400으로 찍고 인화를 하더라도 화질 저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조리개 수치와 셔터스피드 조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옵션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장면 모드는 물론, 7가지 필터 효과, 배경 흐림 설정 등 수동 조작이 아닌 똑똑한 보디의 계산에 의존한 크리에이터 모드 등 풍부합니다. 자동 밝기 최적화는 노출 조절보다 접근하기 쉽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HDR 모드도 효과적입니다. 물론 어떤 모드나 조작도 어렵다면 인텔리전트 모드에 맞추면 그만입니다. 캐논의 특성상 다소 쨍하게 찍히는 경향은 여전합니다. 진한 색감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노출과 픽처스타일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Canon Camera Connect’ 앱을 통한 스마트 기기 연동은 기본. 와이파이 암호 설정은 다소 귀찮지만, 초기 한 번만 해두면 이후엔 자동으로 접속됩니다. NFC는 터치만으로도 공유할 수 있어 더 쉬운 편. 원격촬영은 덤입니다.

뛰어난 그립감때문일까요? 크기(131.9x100.7x77.8mm)는 큰 편이지만 무게(본체 기준 510g)는 매우 가볍게 느껴집니다. 여성용 파우치에 담기엔 벅차지만, 어깨에 두르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인텔리전트 뷰파인더도 편합니다. 다양한 정보가 제공돼 뷰파인더에 눈을 고정하고도 AF 영역과 측광 범위, 깜박임 검출 등 설정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NFC나 와이파이(Wi-Fi)를 통한 공유 기능도 탁월합니다. 패스워드로 인한 초기 설정을 넘기면 쉽고 빠르게 접속하고 복사할 수 있습니다. 원격촬영은 덤입니다.
배터리 팩(LP-E17)의 완충 시간은 약 2시간. 700mA 용량이지만, 탁월한 전력 설계로 많은 컷수를 자랑합니다.

플라스틱 재질의 마감은 다소 아쉽습니다. 중급기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외관부터 보급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풀 알루미늄 보디를 채용한 미러리스의 완성도를 바라는 건 무리일까요? 750D 렌즈(EF-S 18-55mm f/3.5-5.6 IS STM) 키트의 가격은 99만8000원입니다. 캐논 보급기 중 최상에 위치해 있지만, 주머니 부담은 한층 낮췄습니다. 따라서 가격 대비 성능은 최고입니다. 단 디자인과 마감에서 프리미엄을 기대하면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750D는 ‘멋’보다 ‘성능’을 중시하는 실속파들에게 적합한 모델입니다. 그리고 DSLR 입문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탁월한 선택입니다. 비교적 낮은 가격대로 뷰파인더에 과장되지 않은 순수한 피사체를 담고 싶은 사용자라면 엄지를 추켜세울 수 있을 겁니다.
필터 모드를 사용하지 않고 조리개 수치와 셔터 속도만을 조절해 찍은 사진들. 캐논의 색감은 DSLR답게 과장되지 않아 편안합니다. 어둡거나 환한 곳에서의 밝기 조절에 자신이 없다면 ‘인텔리전트 모드’에 기대는 것도 좋습니다. 번들렌즈(EF-S 18-55mm f/3.5-5.6 IS STM)의 매크로 기능도 탁월한 편입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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