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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헤지펀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반대 겨냥하는 것은?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어트 매니지먼트가 4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의사를 내비치면서 양사의 합병에 대형변수로 깜짝등장했다. 양사 합병 계획이 발표된 이후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투자자가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추가적인 합병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되던 합병 계획에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안에 따르면 양사의 합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1조5천억원을 넘으면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 0.35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제일모직에 유리하고 주가가 낮게 형성된 삼성물산에는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다만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인 15만 6493원과 5만 7234원을 각각 웃돌아 합병에 불만을 품은 투자자는 시장에서 보유 주식을 팔고 나갈 수 있는 만큼 합병 무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돼왔다.

하지만 엘리어트 매니지먼트가 이날 양사 합병 조건의 ‘불합리성’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합병안에 불만을 품은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들이 엘리어트 매니지먼트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9%대 지분을 보유 중인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까지 가세한다면 합병 추진이 녹록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분 구조면에서도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이 19%대에 머물러 취약한 편이다. 지난 3일 기준 외국인 지분은 32.11%이며, 국민연금이 9.79%의 지분을 보유했다.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의 약 17%만 움직여도 1조 5000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합병 계획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등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기관 투자가들도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엘리어트 매니지먼트가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다만, 반대 세를 규합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을 무산시킨다고 해도 삼성물산의 이후 주가 흐름이 좋아질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금 상황에서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이런 이슈를 통해 주가가 오르면 향후 차익을 기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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