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지난 6일 내보낸 모란봉악단 노래 ‘영광을 드리자 위대한 우리 당에’의 화면에는 2012년 10월29일(보도날짜)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창립 60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함께 김일성ㆍ김정일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던 현 부장의 모습이 등장하고 있다. 화면에는 현 부장은 손을 흔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뒤에서 박수를 치거나 김 제1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경례하고 있다. 이 노래 화면은 제작 이후 2년 반 동안 수차례 반복 방영된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이 화면 뿐 아니라 현 부장이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던 4월30일 이후에도 그가 김 제1위원장과 함께 등장하는 기록영화 등을 지난 2일까지 그대로 내보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발표한 ‘현영철 숙청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4월 이후 만들어져 방영된 동영상에서는 현 부장의 모습은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조선중앙TV가 지난 4일 방영한 새 기록영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군대사업을 현지에서 지도’에서는 현 부장이 처형되기 전 김 제1위원장과 마지막으로 활동한 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4월 24∼25일) 행사가 통째로 지워졌다.
이 대회에서 현 부장이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사이에 두고 김 제1위원장 옆에서 조는듯한 모습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공개됐고, 국정원은 이를 현영철 숙청 이유 중 하나로 지목했었다.
이 대회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주재하고 연설을 했을 정도로 군 관련 활동 중에서도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행사였지만, 처형된 현 부장 때문에 그대로 짤려 나갔다.
현 부장이 나온다는 이유로 김 제1위원장의 중요한 활동이 기록영화에서 전부 삭제된 것은 그의 숙청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중앙TV의 노래 화면에 현 부장의 기존 영상이 다시 나온 것은 ‘실수’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오래전에 촬영한데다 비중이 크지 않은 노래 화면이어서 놓치고 지나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는 북한이 새로 제작하는 영상에서는 현 부장의 모습을 삭제하면서도 기존 영상들에서는 굳이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기로 내부적인 방침을 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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