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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저, 메르스 그리고 불붙은 夏鬪
[헤럴드경제=조동석ㆍ천예선ㆍ정태일 기자]하투(夏鬪)가 불붙었다. 노사정 대표의 최저임금 논의에다 국내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사가 이달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한 협상에 돌입했다.

특히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놓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둘러싼 노사정 대타협이 실패로 끝나며 반복과 불신이 커진 상태에서 2라운드 성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언급한 가운데 노동계는 이를 계기로 투쟁의 강도를 높이는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안정화를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정년연장을, 법원이 통상임금 범위의 확대를 각각 주도했다. 사용자가 설 땅이 없다”고 했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이 임금인상을 언급하면서 노사 대화는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의 외침은 파묻히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엔화ㆍ유로화의 약세에 따른 우리의 수출 경쟁력 약화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전반적인 경제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불붙은 하투이기에, 경영계가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대표적 환율 민감업종인 자동차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엔저 날개를 달고 글로벌 시장에서 질주 중이다. 도요타의 2014년 회계연도(2014년4월~2015년3월) 매출액은 전년대비 6% 늘어난 27조2345억엔,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2조7505억엔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량 리콜사태로 4610억원 적자를 본 데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와 도요타의 실적은 2012년을 기점으로 엇갈린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한 해다. 현대ㆍ기아차의 영업이익은 2012년 11조9629억원에서 2013년 11조4926억원, 지난해 10조1225억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는 반면, 도요타는 같은 기간 1조3208억엔→2조2921억엔→2조7505억엔으로 급성장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4년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사상 처음으로 800만대 판매를 돌파하고도 영업이익은 10조1225억원으로 전년대비 12% 하락했다. 고전은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됐다. 이런 실적 둔화는 강성노조도 한몫했다. 
<사진 설명>우리나라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수출을 위해 늦은 밤에도 라이트를 켜가며 차량들을 선적하고 있다. 울산=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원인 중 하나가 ‘고비용 저효율’이란 얘기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공장이 단순 조립생산 기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국내에서 혁신 기반을 유지ㆍ강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골든타임은 올해 뿐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저성장의 골이 더욱 깊게 패이는 형국이다.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권의 포풀리즘은 예고된 상황이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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