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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민낯-승정원일기 17] 조선에 이런 일이?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하승현


지방의 관직에 제수된 신하나 왕명을 수행중인 신하는 임금에게 장계(狀啓)를 통해 사안을 보고하였다. 관찰사는 비가 내린 상황, 농사의 현황, 재해 정도를 반영하여 매긴 각 고을의 작황 등급, 변방의 정세 등을 보고하였고, 왕명을 수행중인 신하들은 임무 수행과 관련된 사안을 보고하였다. 이 가운데는 각 지역에서 발생한 특이한 일을 보고하는 내용도 많았다. 

1627년(인조 5) 12월 14일, 경기 관찰사의 장계 내용 중에는 샴쌍둥이 출산에 관한 보고가 있다.

가평의 관노(官奴) 진몽의 처가 달이 차기 전에 아기를 낳았다. 그 아기가 몸의 크기는 고양이만 하고 한 몸에 다리가 네 개, 머리가 두 개, 눈이 네 개, 귀가 두 개였는데, 곧 죽었다.

샴쌍둥이란 말이 1811년 태국에서 가슴과 허리 부위가 붙어 태어난 쌍둥이 형제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승정원일기》에는 이보다 훨씬 앞서 이에 대한 보고가 있었던 셈이다.

1636년(인조 14) 3월 21일에 전라 관찰사가 올린 장계에는 태인현에서 암탉이 수탉으로 변한 일이 있었다는 보고 내용이 있다.

본현의 관노(官奴) 몽길(夢吉)의 집에서 암탉이 수탉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 닭을 가져다 살펴보니, 털색이 알록달록하여 암탉이 수탉이 되어 있었습니다. 닭 볏은 높고 크고 꼬리가 길게 나와 있었습니다. 몽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조사하자 그는 기르던 암탉이 자라서 알까지 낳다가 지난해 12월부터 털빛이 바뀌기 시작하여 점점 수탉처럼 변해 갔다고 합니다. 그러다 올해 2월 초에는 “꼬기오” 하고 길게 울어 완전히 수탉이 되었다고 합니다. 참 이상한 변고입니다.

장계 내용 가운데는 이처럼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할 만한 내용들까지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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