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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을 향한 이건희의 꿈’ 항공기 불모지서 세계적 엔진기업을 만들다
삼성테크윈, 美 P&W로부터 17억달러 규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권 획득

국제공동개발 파트너로 지위 격상…매출ㆍ장기 수익 확대 단초 마련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내에 항공 산업 인프라가 전무(全無)하던 1980년대부터 항공기 엔진 사업에 주력해 온 삼성테크윈이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작사의 ‘차세대 엔진 국제공동개발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로써 삼성테크윈은 장ㆍ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 관련 사업의 보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게 됐다.

지난 1985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직접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석하는 등 발로 뛰며 뿌린 씨앗이 약 30여년만에 결실을 맺은 셈이다.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에어쇼 현장에서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사진 가운데)과 짐 머서 P&W 마케팅사업부장(사진 왼쪽), 베넷 크로스웰 P&W 방산부문 사장(사진 오른쪽)이 GTF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RSP) 협약을 맺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에어쇼 현장에서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미국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이하 P&W)와 항공기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이하 RSP)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테크윈은 올해부터 오는 2062년까지 48년간 총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엔진부품을 공급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번 RSP 계약체결로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삼성테크윈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이다.

RSP는 항공기 엔진의 개발과 양산, 이후 유지ㆍ보수에 이르는 전체 사업의 수익을 각 참여기업이 수행한 업무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 방식이다. 주로 독일, 영국, 일본 등의 선진기업들이 선호한다.
지난 1985년 6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당시 부회장, 사진 맨 왼쪽)과 UTC그룹(P&W최대주주) 그레이 회장이 프랑스 파리에어쇼 현장에서 PW4000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RSP) 협약을 맺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특히 RSP에는 세계적으로 기술역량이 증명된 소수 업체만이 참여가 가능한데, 삼성테크윈은 이번 RSP 참여로 3~5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일반 부품 공급업체’에서 ‘국제공동개발 파트너’로 지위가 격상됐다.

향후 지속적인 매출 확대와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진 셈이다.

이번에 삼성테크윈이 공동개발에 참여한 제품은 P&W의 차세대 GTF(Geared Turbo Fan) 항공기 엔진이다.

세계 최초로 기어(Gear) 방식이 적용된 고효율 엔진으로 연료소비율, 소음, 성능개량 가능성 측면에서 기존 엔진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리저널 제트(130석급 이하) 항공기 엔진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테크윈은 GTF 엔진의 고압터빈과 저압터빈 사이에 장착되는 MTF(Middle Turbine Frame)의 개발 및 생산을 책임진다.

업계는 삼성테크윈의 이같은 ‘퀀텀점프’를 “지난 30년간 글로벌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의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 1985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직접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석해 UTC그룹(P&W최대주주) 그레이 회장을 접견, PW4000 민항기 엔진에 대한 RSP 협약을 최초로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장의 항공기 엔진 사업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테크윈(당시 삼성정밀)은 P&W와의 당시 협약을 계기로 대형 여객기용 제트엔진 분야에 처음으로 진출할 수 있었고, 이후 ‘초정밀기계가공’에 대한 경험을 꾸준히 쌓으며 세계 시장에서 저력을 입증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항공 여객 수요와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항공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P&W와 30년 이상 협력관계를 이어온 것처럼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엔진부품 사업규모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작년 11월 P&W와 9억달러, 올해 1월 GE(General Electric Company)와 4억3000만달러 규모의 부품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업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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