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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김학수]위기에 강한 스포츠의 가치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다. “중국은 메르스 땜에 학부형들이 난리라서 부득이 불참한다고 합니다.” 대한농구협회 사무국장이 보낸 내용이었다. 오는 25일부터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릴 2015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대회에 참가 예정이던 중국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메르스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는 것이었다. 대회 주최국의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 결례를 서슴치 않은 중국의 오만한 자세를 탓할 여유도 없었다. 대회 1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농구협회 홍보이사로서 홍보업무를 관장하는만큼 바리바리 서둘러야했다. 보도자료를 재빨리 돌리고 수습대책을 세우느라 머리를 싸맸다. 중국팀이 빠진 자리에 일본팀을 참가시키기 위해 즉각 일본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다행히도 캐나다, 러시아, 필리핀은 정상대로 참가하기로 해 한국대학 선발 2개팀과 함께 대회를 치르는데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스포츠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죽을 맛이다. 대회를 열자니, 메르스가 걱정이고, 취소하자니 그동안 준비했던 노력과 금전적인 손해 등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대회를 열고 싶어도 관계당국의 종용에 의해 행사 자체를 잠정 연기, 취소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학배구, 대학농구, 체조, 역도 등 국내 대회 등이 대회를 미뤄야했다. 설령 개최하려고 하면 모든 안전조치를 취하고 “특별한 일이 발생하면 책임을 진다”는 각서를 대회 주최측이 감독관청 등에 내야한다. 휠체어 농구대회 등은 이런 어려움을 감수하고 대회를 치렀다.

국제대회는 국내대회와는 사정이 다르다. 스포츠 외교 위상 등을 고려해 대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도록 유도하는게 관계당국의 입장이다.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대회는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개최키로 했으며, 오는 7월초 열릴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로 정상 개최키로 결정했다.

스포츠계가 지금과 같은 비상 상황을 맞은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2001년 9ㆍ11 테러와 1987년 6ㆍ10 민주화 항쟁 때도 일부 대회가 취소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현재와 같이 많은 국내외 대회가 일시에 무기 연기 또는 취소되지는 않았다. 그만큼 메르스가 몰고온 공포가 컸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메르스에 대한 공포는 과장된 감이 없지 않다. 3년전 메르스가 최초로 발생한 사우디 아라비아는 아직도 메르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피해 규모는 사스나 신종 플루 보다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소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운동에 매진하는 체육인들은 메르스에 대한 공포심을 접고 정상적인 체육활동인 각종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스포츠는 사람을 튼튼하게 만들고,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운동을 통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나가며 전쟁과 같은 재난을 극복한 사례를 신라의 화랑도, 그리스 스파르타 전사 등의 역사적 사실 등에서 배울 수 있다. 스포츠인들은 국가와 사회가 위기에 빠지거나 어려움을 당할 때, 정상인보다 강한 투지와 용기를 앞세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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