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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신창훈]정치도 ‘팀플레이’다
평소 ‘팀플레이’란 말을 좋아한다. 내가 조직의 일원으로서 팀플레이를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 충돌하는 목표가 주어질 때가 있다. 궁극의 목표는 회사가 잘 되는 것인데, 이를 달성하는 ‘서브 목표’들이 너무 많아서다. 이럴 때 절실한 게 팀플레이다.

팀플레이는 동료가 어려울 때 기꺼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열 가지 일 중 여덟 가지를 내가 하고, 동료가 두 가지만 하더라도 억울해 하지 않고 받아들여주는 것이 최상의 팀플레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멋진 팀플레이다.

팀플레이를 잘 하려면 동료 또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원하는 게 뭔지 알아야 도움을 줄 수 있다. 남의 마음을 읽는 건 귀찮고, 어렵고, 힘든 일이긴 하다.

확실한 방법이 있다. 커뮤니케이션이다. 이야기도 안 해보고 서로의 생각과 처지를 알 순 없다. ‘내 마음을 알아 주겠거니’ 여기는 건 아주 이기적인 행위다. 그래서 팀플레이의 다른 이름은 공감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가시질 않고 있다. 국민은 지금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묻는다. 세월호 참사 때와 비슷하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본질적으로 ‘국가의 역할’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 심각한 ‘국가 위기’ 상황이다.

현재 우리의 최종 목표는 메르스로 인한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어떻게? 각자의 영역에서 자발적으로 발현한 팀플레이를 통해서다.

가장 먼저 팀플레이를 좀 했으면 하는 곳이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이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정부 시행령 수정의 강제성 여부를 둘러싼 국회법 개정 갈등은 국가위기 극복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서브 목표’들이다.

서로 충돌하는 목표가 있고, 양보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이해관계와 국회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도 안다.

다만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 모두 현재 주어진 ‘궁극의 목표’를 생각하라는 거다. 이를 위해 원하는 게 뭔지,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서로의 생각과 처지를 읽어주는 팀플레이를 하라는 얘기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정치권이 언제 팀플레이를 통해 국민의 박수를 받은 적 있는가. 말로만 상생을 외쳤지 제대로 된 상생을 해본 적 있는가. 팀플레이의 또 다른 이름은 상생이다.

청와대 참모들도 제발 좀 팀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제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전후 국제질서를 재편한 미국의 24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 옆에는 ‘역사상 가장 기묘하지만 성과도 많았던 우정’을 나눈 에드워드 하우스가 있었다.

윌슨이 뭔가를 주창하면 하우스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윌슨의 정적과 협상하는 것도 꺼리지 않았다. 윌슨의 몫이 대중을 움직이는 것이라면 하우스의 몫은 개인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청와대 참모들은 지금 개인을 설득하기 위해 국회로, 대중 속으로 뛰어다니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참모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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