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스마트폰 대중화로 블루투스 이어셋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습니다. 저마다 세련된 디자인과 무선의 장벽을 극복한 음질을 자랑하고 있죠. 지갑을 만지작거리는 구매자의 고민은 가격입니다. 아무리 상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십몇만 원의 가격은 사실 부담스럽습니다. 비싼 제품을 사느니 차라리 유선 이어폰을 구매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비스비(VISVI)의 ‘팝스프리(Popsfree)’는 몸값을 낮추고 성능은 높인, 말 그대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최고의 블루투스 무선 이어셋입니다. 가격은 각각 4만3900원, 배송비 포함 4만6500원입니다.
 

비스비 ‘팝스프리’는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블루투스 이어셋입니다. 가격은 4만3900원, 배송료 포함 4만6500원입니다.

외관은 간결하지만 남성적이랄까요. 귀에 파묻히는 스타일이 아닌 약간 돌출된 형태로, 가성비 이어폰 ‘티피오스 파퓰러’가 떠오릅니다. 디자인 요소에서 호불호는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가성비 좋은 제품을 억지로 봉인한 느낌, 즉 적정 가격대의 이미지를 부여하려 디자인에 제약을 둔 느낌입니다. 크롬의 반짝임보다 무광 블랙계열로 색을 통일시켰으면 좀 더 고급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패키지는 깔끔합니다. 비스비 스티커로 정교하게 밀봉돼 있습니다.

소리는 기대 이상입니다. 최신 규격 블루투스 4.1 APT-X 코덱 기반으로 막힘 없이 뛰어난 공간감을 제공합니다. MP3, Flac, Ogg 등 음원ㆍ음질에 상관없이 풍성하고 구성진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는 작지만, 우수한 코덱이 뒷받침해주는 인상입니다. HD음질 재생과 노이즈 캔슬링은 덤. 통화 시에도 목소리는 또렷하며, 주변의 소리는 적게 들립니다.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크게 낼 우려도 적어지죠.

음역의 경우엔 중저음이 조금 전진 배치됐습니다. 저음과 중음이 베이스에 가려지진 않습니다. 베이스의 묵직함 뒤에 날카로운 고음이 든든하게 지원합니다. ‘취향 저격’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비트감이 풍부한 가요나 록(메탈), 재즈 등을 들으면 세밀한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장시간 감상하다 보면 블루투스 이어셋이라는 제품군의 특성을 잊을 정도입니다. 장르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성향에 따라 이퀄라이저를 만지면 좀 더 공격적인 사운드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포장재를 걷어내면 이어셋과 폼팁이 보입니다. 폼팁은 세 가지 크기로 나머지는 뒤에 숨은 파우치 안에 들어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셋의 기본기인 버튼 부는 직관적으며 조작이 편합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구분된 외형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죠. 가운데 원형 버튼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한 번의 클릭으로 음악 재생, 곡 검색, 무선 다이얼, 무선 음성통화 등을 작동할 수 있습니다.

버튼을 이용한 셀카 등 특이한 기능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용 앱을 이용하면 셀카봉을 대신해 원격 촬영이 가능합니다.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 셀카봉을 가지고 다니기 어렵다면, 야외에서 대체 액세서리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거리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과정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죠. 단 아이폰에선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iOS용 전용 앱은 현재 개발 중입니다.
 

전체 구성품. 이어셋과 폼팁, 파우치, 집게, 충전용 케이블이 포함됩니다.

안드로이드에 제공되는 전용 앱에는 지난해 블루투스 이어셋 제품군에서 큰 인기를 누린 ‘음성 읽어주기’ 기능도 탑재돼 있습니다. TTS 엔진 연동 기능으로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메시지를 들을 수 있죠. 예컨대 화면을 보지 않고 문자(카카오톡)를 들을 수 있어 운전하거나 걸을 때 안전합니다.
 

충전 단자는 볼륨 부의 측면에 있습니다. 핸드폰과 같은 규격으로 사실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 없을 정도. 넥밴드와 결합해도 편하게 케이블을 결합할 수 있습니다.

다중 페어링과 긴 배터리 지속력도 만족스럽습니다. 팝스프리는 ‘8 in 1 멀티페어링’ 기능을 지원합니다. 최대 8대의 접속 이력을 기억한다는 이야기죠.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들을 초기 한 번만 연결해 놓으면 재차 설정할 필요가 없이 블루투스를 켜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연동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100mAh로, 150시간의 대기시간을 자랑합니다. 음악재생 시간은 최대 7시간이지만, 실사용시간은 이보다 더 길었습니다.

액세서리인 넥밴드는 필수입니다. 그대로 착용하면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이죠. 넥백드와 결합하면 전혀 다른 제품으로 변신합니다.

전용 액세서리인 넥밴드를 활용하면 한 번 더 업그레이드됩니다. 실리콘 형태로 제작돼 피부에 맞닿아도 문제가 없고, 운동 중 땀에 젖더라도 부담이 없습니다. 특히 트레드밀 위에서 제품 그대로 사용하면 흔들림으로 인해 귀에서 유닛이 빠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넥밴드를 착용한 뒤엔 안정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팝스프리 구매를 고려한다면 넥밴드는 필수라는 의미입니다.

이퀄라이저는 기본. 안드로이드 전용 앱에선 다양한 부가기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TTS 엔진을 이용한 메시지 읽어주기 기능은 참 편합니다. 운전 중엔 특히 안전하게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죠. 위챗과 QQ 지원도 눈길을 끕니다.

한가지 염두에 둘 점은 이어셋 케이블 길이가 약간 짧다는 것입니다. 제작사 측에서 길이에 대해 고민을 했겠지만, 목이 길거나 어깨가 낮으면 넥밴드의 활용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리뷰어의 경우엔 문제가 없었지만, 지인에게 사용을 권하니 케이블이 짧아 자주 빠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넥밴드에 제한된 문제입니다. 그대로 사용하면 케이블이 자유로우므로 길이의 문제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작부의 무게로 한쪽으로 쏠림현상은 피할 수 없습니다. 1~2cm의 여유가 아쉬웠습니다.
 

비스비 ‘팝스프리’는 가성비 뛰어난 제품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풍부한 사운드가 강점이죠. 하지만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마치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으면서 봉인을 걸어둔 느낌이랄까요.

비스비 ‘팝스프리’는 철저하게 가성비로 접근하는 것이 옳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따지면 어떤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밀리지 않기 때문이죠. 디자인과 컬러의 조합 등 외관적인 요소는 별개입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음질의 블루투스 이어셋을 가지고 싶은 사용자라면 장바구니 목록에 추가하길 권합니다. 패키지에 표기된 ‘삼성화재 생산물 배상 책임보험 2억 원’이란 문구도 신뢰도를 주는 부분입니다. 여름 시즌을 겨냥해 감량을 목표로 둔 사용자에게도 적합합니다. 튼튼한 넥밴드와 풍성한 사운드가 움직임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테니 말이죠.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