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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D의 부활’…빅데이터ㆍ클라우드 시대 존재감↑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지난 4월초, 세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k Drive, 이하 HDD)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씨게이트’(Seagate)와 ‘WD’(Western Digital)는 각각 3억달러 남짓의 순이익을 기록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PC 시장과 더불어 HDD 시장도 축소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크게 빗나간 것이다. 씨게이트의 CEO 스티브 루조와 WD의 CEO 스티브 밀리건은 HDD 시장의 비관적 전망을 보기 좋게 뒤엎은 실적에 대해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에서 거둔 성과에 만족한다”는 자평을 한 목소리로 내놓았다.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시대에 HDD가 재조명받고 있다. 씨게이트의 NAS HDD 제품.

PC시장의 사양세와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 SSD(Solid State Drive)의 부상으로 종말을 고할 것으로 예상됐던 데이터 저장장치 HDD가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시대의 ‘첨병’으로 부활했다.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방대하게 축적된 정보를 축적할 뿐아니라 언제 어느 곳에서 어느 때이든 데이터를 불러내야 한다는 기술적ㆍ시대적 요구가 HDD의 시장 전망을 ‘반전’시킨 것이다.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시대에 HDD가 재조명받고 있다. 씨게이트의 NAS HDD 제품.

업계는 HDD 전문기업들이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던 원인으로 새로이 급부상한 대규모 스토리지(저장) 시장의 성장을 꼽고 있다.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일상의 동반자가 된 SNS, 그리고 재난ㆍ범죄 예방 보안을 위해 설치된 CCTV 데이터의 저장 NVR(Network Video Recorder) 시장이 급격히 팽창한 것이 PC 저장장치로서 HDD의 수요 침체를 만회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개인 사용자 차원에서 구축되는 개인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도 HDD 부활의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공공 클라우드의 정보 유출 사건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집집마다 설치된 고속 인터넷망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개개인의 소중한 정보를 더 안전하게 저장하는 방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요구는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등의 기기를 통해 구축하는 개인 클라우드가 새삼 주목 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NAS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데이터 저장장치로 사무실 등에서 멀티미디어 데이터 등 방대한 자료나 파일을 네트워크에 부착해 사용하기 편하게 저장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에 따라 HDD 역시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개발된 HDD 라인업 중에서 개인이나 기업 등 사용자와 용도 및 목표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가장 부각되고 있는 제품은 역시 클라우드, SNS 등에 모두 적용되는 NAS 전용 HDD이다. 주요 제조사들은 개인용 NAS부터 기업용 클라우드 시스템에 적합한 NAS HDD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씨게이트 ‘NAS HDD’, ‘Enterprise NAS HDD’가 좋은 예다. WD 역시 ‘WD RED’, ‘WD Purple’ 등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해진 HDD는 여전히 가장 효율적인 저장수단으로 향후 오랜 기간 시장을 수성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인 차원에서도 과거와 달리 거대해진 데이터의 효과적인 저장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HDD를 새로이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저장된 정보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바로 빅데이터다. 개인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자신에 관한 건강ㆍ재정ㆍ감정ㆍ학습ㆍ업무 등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생산해내고, 기업들은 다양한 고객에맞는 맞춤형 마케팅 및 제품 생산의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는 모두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거대해진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스토리지 솔루션이 필요해진다. HDD가 재조명되고 있는 이유다. HDD는 안정적인 저장환경 제공과 동시에 솔루션 구축에 소요되는 저렴한 비용 등 안정성과 효율성, 경제성을 충족하는 저장장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씨게이트의 CEO 스티브 밀리건은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엑사바이트(Exabyte) 급의 대용량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HDD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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