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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 최남주]메르스 사태, 두번 다시 없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40일째를 맞았다. 며칠 사이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거나 한 두명에 그치는 등 분명 소강국면이다. 이를 두고 보건당국에선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라고 한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기엔 아직 이른듯하다. 강동성심병원 등 일부 병원에선 여전히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자가 이미 180명을 웃돌고 있으며, 사망자도 30명을 넘어섰다. 지금도 5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 때문에 외부와 단절된 격리자도 2000명을 웃돈다. 메르스가 진정세를 보이지만 누가봐도 진행형이다. 전국민이 굳게 믿었던 국가방역망은 메르스에 무참히 뚫렸고, 국제적인 망신도 톡톡히 샀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1026명)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르스 국가라는 오점을 남겼다.

단언컨데, 메르스 사태는 보건당국의 무능이 빚어낸 참사다. 발생 초기 제대로 대처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다.

보건당국은 지난 5월 20일 메르스 1호 확진자가 나온 뒤 초기대응 실패, 늦장대응, 비공개 행정, 소통부재, 구멍난 방역망, 컨트롤타워 부재 등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여기에 왜곡된 병문안과 닥터쇼핑, 열악한 응급실 시설 등 잘못된 병원문화도 사태를 키우는 데 한 몫했다. 메르스 사태가 인재(人災)로 불리는 이유다.

메르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엄청나다.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고, 내수시장도 반토막났다. 수출 전선도 신통치 않다. 메르스가 모처럼 회복세를 타던 한국경제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잇따라 2%대로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억울하겠지만 메르스 사태를 세월호 참사 판박이라고까지 한다. 침몰 직후 우왕좌왕하던 초기 모습과 늦장대응, 콘트롤타워 부재, 골든타임 실기 등이 똑닮은 때문이다.

메르스에 놀란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를 넘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정부를 향한 국민적 불신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벌써부터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떼어놔야한다는 말이 무성하다. 또 전염병을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청’단위 기관으로 승격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잘못된 병원문화도 바꾸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정치권에서 메르스 사태에서 무능함을 드러낸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이 연일 비등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메르사 사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다. 현재와 같은 허술한 국가비상방역망으로는 메르스 사태 재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젠 바뀌어야한다. 잘못된 병원문화를 바꾸고, 국가비상방역시스템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초강력 국가비상방역시스템으로 환골탈태해야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는 분명 인재(人災)다. 인재는 두번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은 이번 한번으로 족하다는 점 정부는 결코 잊지 말아야한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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