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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증시 ‘빚과의 전쟁’
유통주식수 적어 급등락 만연…차입투자자 증시 이탈 시작
증시급락땐 경제전반 악영향


중국 증시가 ‘빚’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빌린 돈으로 주식에 투자한 이들이 빚을 갚기 위해 증시를 떠나기 시작하자,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주가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하지만 빚을 통한 투자가 워낙 많아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지난 달 25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동안 연이어 무려 637포인트 빠지면서 4000선 붕괴 직전까지 갔다. 고점대비 20% 이상 주가가 하락하면 불황장(bear market)으로 보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하이종합지수는 ‘급락’으로 시작해 전일대비 5.5% 넘게 오르는 급등으로 거래를 마쳤다.

‘냉온탕’ 현상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차입자금이 유동성이 부족한 주식에 몰린 점과 중국 정부가 주가부양에 필사적이라는 점이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은 정부 지분이 많은 국영기업이거나 총수 등 재벌 지분이 많다. 이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많지 않다. 유통주식수가 적다 보니 주문이 조금만 몰려도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밖에 없다.

돈을 빌려 투자하면 주가가 크게 오를 때는 빌린 돈이 낸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크게 돈을 번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빌린 돈에 대한 투자손실도 감당해야 해 더 큰 손해를 본다. 특히 돈을 빌려준 쪽에서는 주가하락으로 상환에 어려움이 생길 것 같으면 담보를 높인다. 이른바 마진 콜(margine call)이다. 채무자는 주식을 팔아 이 같은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다.

중국 감독당국자들은 “6월25일~29일간 62억 위안의 주식 매도는 채권자들의 마진콜 요구 탓으로 보인다”면서 “대부분의 대여자들이 신탁이나 리스회사 같은 비공식업체들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증시의 공식적인 차입투자는 2조800억 위안이다. 6월15일 2조2700억 위안에서 불과 1900억 위안이 줄어들면서 시장이 20% 이상 하락했다. 유통주식에서 차입투자금 비중은 8.7%로 미국의 2.8%보다 훨씬 많다. 거래속도도 빨라 지난 5월 차입투자금의 손바꿈은 평균 23회로 일반투자금(5회)의 4.6배에 달했다.

이러자 중국 정부는 버블 논란을 잠재우고 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고자 지난 주말 예금과 대출금리를 각각 0.25%씩 인하했다. 또 국영 연기금의 주식 매입을 허가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의 반등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약발이 먹힌 결과라는 풀이가 많다.

중국 정부내에서는 지난 1년간 중국 주가 급등으로 국민총생산(GDP)에 대한 증시의 기여도가 높아진 만큼 증시가 급락할 경우 모든 경제지표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빚을 내 투자한 이들이 대부분 개인이여서 증시 급락이 민간소비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는 모습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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