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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 속에서도…청춘은 아프다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청년 실업률 10.7%. 외환위기 이후 첫 두자릿수다. 새로 직장을 잡은 근로자 10명 중 7명은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시간제 일자리에 몸을 담고 있다.

잔혹한 숫자 넘어로는 생계에 허덕이고, 희망을 잃어가는 오늘날 청춘들이 있다. 시대상을 정확히 포착하는 TV와 지면, 모바일 광고들에도 이러한 현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온라인ㆍ모바일 쇼핑몰 11번가는 최근 바이럴 영상 ‘청춘, 이젠 오해에서 이해로’를 배포했다. 한 대학생이 지하철역 입구에서 어른과 어깨를 부딪히고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그대로 달린다. 또다른 여대생은 버스에서 할아버지가 바로 앞에 서 있는데도 꾸벅꾸벅 졸기 바쁘다. 어느 밤거리에서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젊은이도 등장한다. 어른들은 “요즘 것들은 개념이 없다”면서 혀를 쯧쯧 찬다. 그러나 광고는 젊은이들의 속사정까지 한발 더 들어간다. 버릇없는 대학생은 아르바이트 시간에 늦지 않으려 인파를 헤치며 달렸고, 배려없는 여대생은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잠이 부족하다. 만취한 청년은 연달아 취업에 실패한 취업준비생이었다. 
11번가의 바이럴 영상 ‘청춘, 이젠 오해에서 이해로’
11번가의 바이럴 영상 ‘청춘, 이젠 오해에서 이해로’
알바천국의 ‘알바는 청춘이다’ 캠페인에는 걸그룹 AOA 초아가 고깃집 알바생으로 등장한다. 회식 온 씨름부의 고기를 굽던 알바생은 배가 고픈 나머지, 저도 모르게 굽고 있던 손닙의 고기를 덥썩 집어먹는다. 짧은 정적 뒤에 이어지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배고픈 알바를 위해 식사를 제때 챙겨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 광고는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알바천국의 ‘알바는 청춘이다’ 캠페인
알바천국의 ‘알바는 청춘이다’ 캠페인
피자알볼로의 바이럴 광고 ‘빛나는 사람’ 편에는 피자를 배달하는 라이더 3인방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들은 돈이나 카드를 던지는 손님들, 라이더들을 향한 편견 어린 시선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은 발품을 팔아 방을 구해야 하는 젊은이들의 짠한 경험담을 유쾌하게 담았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한 광고는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998년 손톱을 깎는 아저씨와 그 아내의 대화를 담은 한미은행 광고, 2004년 아역배우 서신애와 등장하는 서울우유 광고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올 들어 방영된 박카스의 ‘대화회복’ 캠페인도 실제 있을 법한 아빠와 딸의 어색한 관계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언젠가 느꼈던 심리와 경험을 광고를 통해 다시 떠올릴 때 제품에 대한 호감과 애착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광고회사들은 몇년간 청년 실업률이 급속히 늘어나자 온라인ㆍ모바일 광고의 주요 소비층인 10~20대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자신과 비슷한 이야기에 공감한 젊은이들은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확산시켜 나갔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과장된 동경을 담기에는 젊은층 타겟 소비자들의 고민이 너무 깊다. 이들은 무엇보다 진정성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갖고 있어 앞으로도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일상 이야기를 담은 광고 주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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